미국 싱크탱크 대표 만나
"통일 준비에 힘 모아달라"
[ 정종태 기자 ]
박근혜 대통령(얼굴)이 통일을 ‘고르디우스의 매듭(Gordian Knot)’에 비유해 “고르디우스 매듭을 끊듯이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유엔총회 기간 뉴욕 방문 마지막날이던 24일 미국 유수의 연구기관 대표들과 함께한 간담회에서다.
청와대는 당시 간담회 직후 ‘한국의 중국 경도론은 오해’라는 내용이 포함된 사전 발언자료를 취소해 논란이 커지자 이를 해명하기 위해 주로 통일과 북한 인권에 초점이 맞춰진 박 대통령의 실제 발언록을 28일 공개했다.
박 대통령은 “통일을 추진해나가는 데 있어 알렉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 매듭을 끊어버리듯이 얽힌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탈북자 문제와 핵문제 인권문제 등 여러 가지가 엉켜 있는데, 그것을 궁극적으로 해결해나갈 수 있는 길은 통일”이라고 말했다. 고르디우스 매듭은 고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 왕의 전차에 매달린 매듭을 아무도 풀지 못하자 한칼에 잘랐다는 전설에서 나왔다.
박 대통령은 특히 “통일 환경을 만들어 통일을 준비하는 데 미국이 힘을 모아주면 좋겠다”며 “북한 핵문제에도 미국과 중국이 협력의 관행을 만들어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국제 사회가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북한 인권 문제를 개선해나가는 데 기여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 기간 여러 국가 정상들과 회담장에서 조우해 즉석 대화를 가졌으며 청와대가 이 가운데 몇 가지 일화를 공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는 24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주최 오찬장에서 만났는데, 박 대통령이 먼저 영어로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여러 국제적인 난제 해결을 하며 보여준 리더십을 높이 평가합니다. 한국은 미국과 함께합니다”라고 말을 건넸고, 이에 오바마 대통령이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도 즉석 환담을 했다.
유엔총회 기조연설 직후에는 총회 참석자들로부터 호평이 이어졌다. 경제학자인 제프리 삭스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박 대통령에게 다가가 “멋지고 환상적인 연설이었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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