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자영업 탈출구를 찾아라] 6개월 합숙 '독한 준비'…틈새메뉴로 승부

입력 2014-09-25 21:53
서울 내수동 카페 '윈터스프링' 성공 비결

밤낮 안가리고 상권 분석
폐업한 점포 자리서 오픈
한달 수천만원 매출 올려


[ 윤희은 기자 ]
“창업하기에 앞서 6개월간 ‘합숙 준비’를 했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상권 분석에 매달렸지요.”

25일 서울 내수동의 카페 ‘윈터스프링’에서 만난 이 점포의 공동 창업자 김훈민 씨(28)는 별로 크지도 않은 점포에서 월 3000만~4000만원의 매출을 낼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윈터스프링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색다르고 다양한 차(茶)를 파는 카페’로 인기가 높다. 2012년 6월 창업 이후 평일 점심시간에는 거의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다.

김씨는 친구이자 윈터스프링의 또 다른 창업자인 정하림 씨(28)와 한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커피와 차를 좋아한다는 공통점도 있었던 두 사람은 함께 근무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밑천 삼아 창업을 결심했다.

서울 염리동에 반지하 방을 구해 합숙에 들어갔다. 대학교 휴학생 신분이었던 이들은 유명한 카페를 돌아다니며 매장 분위기를 파악했다. 추운 겨울에 몇 시간씩 선 채로 유동인구의 흐름을 살펴보기도 했다.

오랜 관찰 끝에 이들은 ‘평범한 커피전문점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커피를 팔되 밀크티와 각종 과일 차, 주스를 주로 파는 매장을 구상한 것은 이때였다. “커피전문점이 포화상태였던 만큼 ‘틈새시장’을 파고들 수 있는 아이템을 내세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붙어도 이길 수 있다고 본 것이죠.”

차별화된 카페를 창업아이템으로 결정하면서 기존 상권 내 커피전문점들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졌다. 서울 내수동의 오피스타운에서 ‘인근 커피숍들과 경쟁하다가 매출 부진에 시달려 폐업한 점포’ 자리를 과감하게 고른 이유다.

인테리어도 차별화를 시도했다. 대개의 점포가 갈색 계열의 어두운 디자인인 것과 달리 흰색과 연한 녹색, 회색 세 가지 색상만을 쓴 인테리어를 택했다. 20~30대 여성 고객들이 좋아하는 깔끔한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 수 있는 셰프를 찾기 위해 한 달가량 발품을 팔기도 했다.

김씨는 향후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상권만 잘 잡으면 손님들이 알아서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은 안일하기 짝이 없는 판단입니다. 초기 투자금이 클수록 실패 위험도 훨씬 커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작더라도 경쟁 점포나 점주에 비해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는 것, 더 많이 아는 것, 더 유리한 것들을 파악해 전력 투구를 해야 합니다.”

이들 젊은 청년의 ‘창업 도전’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며칠 전에는 서울 내발산동에 커피 한 잔에 1500원(테이크아웃 기준)을 받는 저가형 소규모 커피전문점을 열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해 저가 커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감안한 것이다. 향후에도 다양한 콘셉트의 커피전문점과 주스매장 등을 내놓으며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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