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강창희 트러스톤 연금교육포럼 대표 "'장수 리스크'는 아파트 크기에 비례"

입력 2014-09-24 13:38
수정 2014-09-24 19:03
[ 김다운 기자 ]
"은퇴교육을 하면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게 '노후자금은 몇 억원이 있어야 하나' 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금액은 의미가 없어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최저생활비를 연금이나 소득으로 확보할 수 있어야 노후준비가 됐다고 할 수 있는 겁니다."

강창희 트러스톤 연금교육포럼 대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100세 시대 전도사'다. 현대투신운용 사장과 굿모닝투신운용사장, 미래에셋 부회장을 지냈다.

이달 초 트러스톤 연금교육포럼 발족과 함께 신임 대표로 취임한 그를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만나 향후 활동 계획 등을 들어봤다. 트러스톤 연금교육포럼은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설립한 조직이다.

강 대표는 앞으로 트러스톤 연금교육포럼을 통해 연금교육, 생애설계 등에 취약한 중소기업 직원 등을 대상으로 무료 강연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는 제대로 된 연금과 은퇴준비 교육을 받아야만 '장수 리스크'에 대비하고 은퇴 후 안정적인 생활을 꾸릴 수 있지만, 국내에는 전문적인 교육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40대 차장급을 대상으로 1박2일 동안 은퇴설계에 대한 교육을 한 적이 있는데, 참가자들은 오히려 불안해하더군요. '회사에서 날 자르려고 이런 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니냐' 하면서요."

그가 꼽는 은퇴설계의 기본은 '3층 연금'이다. 국민연금에 더해 직장인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층 연금으로 은퇴 후 최저생활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월 최저생활비는 약 130만원 정도. 하지만 부부합산 국민연금 월평균 예상수령액은 58만원으로 국민연금만 갖고는 최저생활비에 크게 못 미친다.

강 대표는 "이미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있어 추가적인 연금 가입이 어렵다면 적은 연봉을 받더라도 재취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은퇴자들에게 한달에 50만원을 받는 일을 하라고 하면 허드렛일이라고 싫어하죠. 하지만 이자로 월 50만원을 받으려면 예금 2억원이 있어야 합니다. 즉 50만원의 소득이 꾸준히 들어오는 것은 현금 2억원을 보유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라는 뜻입니다."

부 동산에 치우친 자산 구조도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베이비부머 세대 가구당 보유자산은 평균 4억200만원. 이 중 거주용 부동산이 3억400만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부채를 제외하면 투자할 수 있는 순 금융자산은 평균 2500만원밖에 남지 않는다.

강 대표는 50대에 들어서면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중을 50대 50으로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불필요하게 큰 아파트에 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대형 고층아파트에 살고 있는 은퇴자들은 집 평수를 줄이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자녀들이 독립한 2인 부부 가구가 방 3개, 4개짜리 아파트에서 사는 것은 낭비"라고 꼬집었다.

부동산을 처분하기 마땅치 않다면 역모기지론 등의 상품을 이용해 주택을 담보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다.

교육비와 결혼비 등 자녀에게 너무 많은 투자를 하는 것도 은퇴 준비에는 '독'이다. 강 대표는 이를 '자녀 리스크'라고 칭했다. 예전처럼 자녀들이 부모의 노후를 책임질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1980년대 노후 주요 수입원은 자녀의 도움이 72%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것이 2010년에는 30%로 줄었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더 하다. 미국이나 일본, 독일의 경우 자녀가 노후수입에 보태는 비중은 1% 내외에 불과하다. 한국 역시 선진국 사례를 따라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은퇴 준비는 40~50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젊은 시절부터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 단 20~30대에는 주식투자, 부동산투자가 아니라 인적자본에 투자를 해야 한다.

그는 "외국어를 배우거나 전문기술을 배워 자기 몸값을 높이는 노력을 하는 것이 젊은이들의 은퇴 준비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취업 후에 바로 3층 연금 가입을 시작해 은퇴 후 최저생계비를 확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예전에는 부동산 하나 잘 잡으면 노후 준비는 끝났다고 했습니다. 목돈이 있으면 은행 이자만 10%씩 나왔죠. 하지만 이제는 '결핍의 시대'에 대비하고 은퇴 이후를 위해 공부하지 않으면 곤란해지는 시대가 왔습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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