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민수 기자 ] 녹십자의 미국 현지법인인 GCAM은 미국 내 다섯번째 혈액원을 개원했다고 23일 밝혔다.
GCAM이 설립한 신규 혈액원은 미국 텍사스주 이글패스에 위치하고 있으며, 연간 최대 5만리터의 원료혈장 생산이 가능하다. 이로써 녹십자는 5곳의 미국 혈액원에서 연간 최대 25만리터에 달하는 원료혈장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혈장 안에서 필요한 성분만을 고순도로 분리한 의약품인 혈액분획제제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혈장 공급처가 확보돼야 한다. 때문에 녹십자는 2009년 현지법인 GCAM을 설립과 동시에 미국 혈액원 2곳을 인수했고, 추가적으로 혈액원을 설립하고 있는 것이란 설명이다.
미국 혈액원에서 생산하는 원료혈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바이오의약품과 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생물학적제제 품목허가를 승인받아야 한다. 혈액원은 바이오의약품의 원료를
생산하는 작은 공장과 같은 개념이다.
GCAM은 앞서 설립한 4곳의 혈액원에서 생산하는 원료혈장에 대해 이미 FDA 품목허가를 승인받았다. 이번에 설립한 혈액원에서 생산하는 원료혈장에 대해서도 조만간 품목허가 신청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배재현 GCAM 대표는 "성공적인 북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원료혈장 공급이 확보돼야 한다"며 "우선 연내 2곳의 혈액원을 추가로 설립하고 2017년까지 미국 내 혈액원을 20곳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혈액원이 20곳으로 늘어나면 녹십자는 미국에서만 연간 최대 100만리터의 혈장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녹십자는 지난 4월 캐나다 퀘백주 몬트리올에 1800억원을 투자해 혈액분획제제 공장을 세우고 북미 시장에 진출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2019년 완공 예정인 이 공장에서는 연간 100만리터 혈장을 처리해 알부민과 면역글로불린인 아이비글로불린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녹십자는 이번 캐나다 공장 건설이 더 큰 시장인 미국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미 진출을 위해 캐나다를 선택한 것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 진입과 안착이 쉽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공영 의료보험제도를 갖고 있어 해외기업이 의료시장에 진입하기가 민간 주도 제도가 운영되는 미국보다 수월하다는 설명이다.
또 공공기관과 거래하기에 수요가 안정적이기도 하다. 녹십자는 캐나다에 먼저 진출해 기술력과 안전성을 검증 받고 인접국가이자 최대 시장인 미국시장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혈액분획제제의 세계 시장 규모는 약 20조원에 달하고, 이 중 북미 지역이 5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녹십자가 공장을 세우는 캐나다는 1인당 아이비글로불린 사용량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녹십자의 캐나다 공장은 이르면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갈 예정으로, 녹십자는 향후 북미 시장에서 연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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