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 1년만에 만두·조리냉동 '1위'…고급화로 성공

입력 2014-09-23 10:16
CJ제일제당의 글로벌 한식 브랜드 '비비고' 가공식품이 국내에 출시된 지 1년 만에 냉동식품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며 연 매출 1000억 원을 바라보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비비고는 CJ 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식을 대표하기 위해 출범한 브랜드로, CJ제일제당은 기존에 해외에서만 판매하던 비비고 가공식품을 지난해 9월 국내에도 출시했다. 출시 후 지난 8월말까지 1년간 약 730억 원의 누적매출을 올렸다. 비비고는 올해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식품업계 ‘메가 브랜드’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비비고의 성장세는 대표 제품군인 ‘만두’와 ‘조리냉동’이 이끌고 있다. 만두와 조리냉동 시장은 모두 시장 규모가 지난해 기준으로 각각 약 3000억 원이 넘을 정도로 큰 시장이다. 비비고를 포함한 CJ제일제당은 올해 7월말 누계 기준으로 만두 전체 시장점유율 24.3%, 조리냉동 전체 시장점유율 19.3%로 각각 1위에 오르며 냉동식품 시장의 확실한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비고는 ‘고급화 전략’을 통해 냉동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바꾸고 있다. 만두나 조리냉동 등 기존의 대부분 냉동식품들이 원재료를 갈아서 넣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면 비비고는 육류나 야채 등 원재료를 갈지 않고 썰어 넣는 ‘다이싱(Dicing)’ 방식으로 만들어 소비자가 어떤 원재료로 만들어진 제품인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원재료를 큼직하게 썰어 넣었기 때문에 입안에 넣었을 때의 식감이 좋아져 ‘냉동식품도 전문 레스토랑에 버금가는 맛을 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다섯 가지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은 ‘5무첨가’ 콘셉트를 강조해 건강에 신경 쓰는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의 국내 출시 당시,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제품을 국내에 선보이고, 이를 통해 제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해외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인큐베이팅' 과정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국내 출시 이후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의 냉동식품 시장인 미국에서도 최근 남도떡갈비와 동그랑땡 등 조리냉동제품을 출시했다. 기존에 미국에서 비비고 매출을 이끌던 만두와 함께 미국 소비자에게도 범용적으로 소구할 수 있는 냉동 육가공 제품을 선보여 한식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비비고는 출시 1주년을 맞아 월드스타 싸이가 모델로 등장해 ‘먹방’ 형식으로 ‘비비고 왕교자’를 맛보는 내용의 새로운 TV 광고를 최근 시작하는 등 마케팅 활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광고에서 비비고는 ‘만두의 시작과 끝’이라는 광고 문구를 앞세워 만두 시장 1위 위상을 강조하는 한편 전통 궁중 만두인 ‘미만두’를 재현한 ‘비비고 왕교자’ 제품의 특징을 강조하고 있다.

김태준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장(부사장)은 "비비고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식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에서의 검증과 발전이 필수적"이라며 "국내 출시 1년 만에 대형 브랜드로 성장한 만큼, 앞으로 명실상부한 ‘한식 대표선수’로서 우리나라와 해외까지 한식의 맛과 우수성을 보다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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