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총리 주장
분리독립 투표 여파 지속
[ 강영연 기자 ]
“독립에 반대한 스코틀랜드 유권자들은 속았다(‘No’ voters were ‘tricked’).”
알렉스 샐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총리(사진)는 21일(현지시간) 영국 정치 지도자들이 독립투표 전날까지 굳게 맹세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영국 중앙정부와 주요 정당이 부결 조건으로 내건 자치권 확대와 관련해 영국 정치권에서 논쟁이 심해지는 것을 겨냥한 말이다. 영국 BBC는 “정치권이 자치권 확대에 여전히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논란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발언으로 격화되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스코틀랜드 자치권을 확대하는 대신 잉글랜드와 웨일스 문제를 결정할 때 스코틀랜드 의원들이 참여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 의회는 스코틀랜드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데 스코틀랜드 지역구 의원들이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법률 제정에 참여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보수당 내 불만 의견을 수용하는 한편, 노동당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스코틀랜드 지역 의석 59석 중 41석을 노동당이 차지하고 있어 스코틀랜드 지역구 의원들의 권한이 축소되면 노동당의 영향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는 “의회와 국가의 분열만 조장할 것”이라며 “자치권 확대는 조건 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든 브라운 전 총리와 자유민주당 대표인 닉 클레그 부총리도 의회 지도자들이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독립 찬성 진영은 또 다른 독립투표를 요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샐먼드 총리는 “중앙정부가 자치권 확대 약속을 저버리면 다시 한번 독립투표 요구가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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