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이슈 찬반토론] 우버 택시 허용해도 될까요?

입력 2014-09-22 17:44

세계적으로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우버(Uber) 서비스가 국내에도 등장했다. 우버는 고용되거나 공유된 차량의 운전기사와 승객을 모바일 앱을 통해 중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송 네트워크 회사다. 2010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택시 잡기 어려운 도심에서 편하게 고급 차량을 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4년 만에 45개국 200여개 도시로 진출하는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버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상당히 다양하다. 리무진 회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블랙부터 기존 택시회사와 계약을 맺고 우버앱으로 콜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택시, 자전거를 이용한 퀵서비스 택배인 우버러시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우버엑스’로 불리는 서비스다.

이는 자가용 운전자들이 유사 콜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택시면허 없이 사실상 택시 영업을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불법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우버엑스를 둘러싼 찬반 논란을 알아본다.

○ 찬성 "당장 법에 안 맞는다고 혁신 서비스 배격 안돼"

우버 측은 “현재 우버엑스는 무료 시범서비스를 실시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다”며 불법을 가정해 새로운 실험까지 막는 건 옳지 않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알렌 펜 아시아지역 총괄 대표는 우버엑스의 서울 시범운영을 발표하면서 “우버엑스는 세계 많은 도시에서 공유경제의 전형으로 널리 알려졌다. 자가용 차량 소유율이 높고 일상적인 교통 혼잡이 심각한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또 하나의 편리한 교통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경훈 우버코리아 사장은 “당장 법에 맞지 않는다고 기술을 내치면 안 된다”며 “세계 어느 정부도 먼저 나서 기술에 맞게 제도를 손보는 곳은 없다”며 “기업이 만든 기술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긍정적으로 검토해주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서비스 진입을 막는 것이 아니라 발전을 위한 계기로 삼으면 좋겠다”며 “선의의 경쟁으로 서비스가 발전하고 고객 만족도도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홍민표 에스이웍스 대표는 “미국에서 우버는 이용자가 선택한 서비스라는 점 때문에 기존 택시 업체들도 인정하는 분위기”라며 “우버처럼 또 다른 혁신적인 서비스를 가진 스타트업이 나올 수 있고 여러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데 무조건 막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고 말했다. 우버에 찬성하는 측은 “우버에 반대하는 것은 공유경제에 대한 이해부족 때문이며 우버는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새로운 공유경제 형태”라고 주장한다.

○ 반대 "부가가치 창출없이 택시 승객만 뺏는 불법"

국토교통부는 우버엑스에 대해 “여객운수법상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가용으로 승객을 태우고 대가를 받는 행위는 불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지난달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 우버에 대한 철저한 단속을 지시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명확하게 찬반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간접적으로 부정적 견해를 표했다. 그는 아룬 순다라라잔 뉴욕대 교수와의 대담에서 “서울시에는 택시만 7만대가 있다. 공급 과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우버 택시 등이 등장하면 택시 종사자들의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시 입장에서는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택시업계도 우버 못지 않은 서비스로 무장해야 할 필요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우버엑스에 반대하는 측은 우버가 새로운 서비스라고 하지만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지도 못하고 기존 택시 승객을 빼앗아가는 것 외에는 다를 게 없다고 주장한다. 공유경제가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가장 기본적인 원칙인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거나 부가가치를 키워야 하는데 우버는 기존 서비스에 그저 숟가락 하나 올리거나 기존 서비스가 경작해 놓은 수확물을 슬쩍 나눠 가지려 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택시 업계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속칭 ‘나라시’로 불리는 자가용 영업행위와 본질이 다르지 않는데 우버엑스를 허용하는 것은 모든 자가용의 불법 영업 행위를 허용하는 것으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 생각하기

현재 우버 서비스에 대한 찬반 논란은 다양한 우버 서비스중 어느 분야를 두고 하는 것인지 불명확한 경우가 많다. 우버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 중에는 불법이라고 규정하기 어려운 부분도 상당히 많다.

예를 들어 우버기사나 자전거 운전자가 특정 물건을 특정인에게 배당해주는 서비스는 택배서비스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를 금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금지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이미 존재하는 서비스를 단지 스마트폰 앱으로 중계한다고 해서 이를 위법으로 볼 근거가 희박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택시로 등록되지 않은 자가용으로 택시운전면허가 없는 일반 운전면허 소지자가 사실상 택시처럼 영업하는 서비스다. 아직 국내에서는 유료서비스를 개시하지 않았지만 시범서비스가 시작된 우버엑스가 바로 그것이다.

우버엑스는 현행법상 당연히 불법이다. 이를 허용한다면 차를 가진 모든 이들에게 앱을 만들고 이를 통해 손님을 찾아가는 자가용 영업행위를 허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독일이나 미국 일부 지역에서 우버택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금지시킨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반면 리무진 서비스처럼 기존에 관련 면허를 갖고 존재하는 서비스를 우버앱을 통해 손님과 연결해주는 서비스는 굳이 금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새로운 서비스나 공유경제도 좋지만 우버엑스 서비스는 현행 여객운수법이 존재하는 한, 현실적으로 허용하기 곤란한 서비스다.

김선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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