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들, 김 빠진 '건자재株' 지분 확대…이유는

입력 2014-09-22 13:30

알리안츠 '벽산', 트러스톤 '이건산업' 5% 이상 지분 확보
"정책 기대감 + 수익원 다각화 등…장기적 유망" 평가

국내 증시의 '큰손'인 운용사들이 올 상반기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건자재주(株)들에 대해 다시 한번 매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은 지난 17일 벽산의 지분 5.12%를 확보해 5% 이상 주주에 올랐다고 신규 보고했다.

351만1421주를 모두 장내 매수를 통해 사들인 알리안츠는 이 기간 벽산에 151억 원 가량의 현금을 쏟아부었다.

알리안츠운용이 지분을 대거 사들인 벽산은 올초부터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폐지 등 정책 수혜를 받은 건설·건자재주에 묶여 급등한 종목이다.

건자재 테마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이 종목은 지난해 12월 2600원 대이던 주가가 올 6월 6000원대에 근접한 수준까지 급등했다. 불과 반년 만에 주가상승률이 130% 가량에 달한 것.

하지만 벽산 주가는 단기 과열에 대한 부담과 이익 실현 욕구에 따른 매도세로 지난 7월 다시 4000원대로 후퇴하더니 이달 초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추가 대책 발표 이후 다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는 상황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도 지난 19일 건축·자재업체인 이건산업 주식을 52만898주(지분 5.57%) 확보해 5% 이상 주주에 올랐다고 신규 보고했다. 이건산업은 국민연금이 10%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트러스톤은 지난 15일 48만4129주, 16일 2만4262주, 17일 1만2507주 등 총 3차례에 걸쳐 모두 장내매수로 이 회사 주식을 매입했다. 이 기간 쏟아부은 금액만 80억 원 가량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 관계자는 "단순 투자 목적을 위해 이 회사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역시 건자재 테마주에 엮이며 지난해 연말 대비 올 3월까지 주가상승률이 70% 가량을 기록했지만 최근 실적 부진 탓에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간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이 회사들을 장기적으로 보유하기에 매력적인 종목으로 꼽았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과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 등 정책 수혜뿐만 아니라 조선업·건설업에서 수요 증가 등 수익원이 다양하다는 분석에서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건축자재 업체의 실적은 갈수록 탁월하게 개선되는 중"이라며 "바닥재와 단열재 업체들은 정부의 건물 에너지 효율 등급 강화에 따른 수요 증가와 증설에 다른 매출 증가 등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벽산의 실적은 꾸준한 증가세다. 2012년 매출액 3902억, 지난해 399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012년 126억 원에서 지난해 204억 원으로 급증했다.

최근 실적은 더 낫다. 지난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1129억 원, 영업이익은 72% 급증한 11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건산업도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40% 가량 증가한 당기순이익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열재의 판매단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데다 건축업 외에도 조선업에서 이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조선업 내에서 단열재가 쓰이는 LNG선과 LPG선의 발주가 시장 내에서 가장 견조한 점은 장기적 이익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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