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샴페인 여행] 샴페인의 도시 샹파뉴 … 신의 물방울을 탐하다

입력 2014-09-22 07:02

모든 발포성 와인을 샴페인이라고 오해하는 이도 더러 있다. 하지만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생산된 것만 샴페인이라고 부른다. 프랑스에서는 지명과 같게 샹파뉴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영어식 발음으로 굳어져 ‘샴페인’이 된 것이다.

파리에서 약 1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샹파뉴의 대표적 도시 중 하나인 에페르네(Epernay)에 도착했다. 중심부인 애비뉴 드 샹파뉴(avenue de champagne) 거리에 이르자, 양옆으로 샴페인 하우스가 늘어서 있다.

윈스턴 처칠이 사랑한 샴페인, 폴 로저

처음 방문한 곳은 영국의 전 총리 윈스턴 처칠이 사랑했던 샴페인으로 유명한 폴 로저(Pol Roger). 1849년 설립된 곳으로 샹파뉴의 많은 생산자 중 외부 자본의 간섭 없이 가문 경영을 지키는 독립 샴페인 하우스 중 하나다. 처칠이 점심과 저녁 매일 두 병씩 폴 로저의 샴페인을 즐겨 마시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나중에 폴 로저는 그를 위해 2만병의 샴페인을 따로 보관하기도 했다. 현재 폴 로저 건물이 자리한 거리 이름이 공식적으로 ‘윈스턴 처칠 거리(Rue Winston Churchill)’로 지정됐을 정도. 1965년 처칠이 91세로 세상을 떠나자 폴 로저는 샴페인 병목에 검은색 리본을 달아 조의를 표했다. 또한 처칠의 사후 10주년을 맞아 발매된 ‘뀌베 써 윈스턴 처칠’은 폴 로저의 최상급 샴페인 브랜드로 자리했다.

폴 로저 와이너리에선 샴페인을 시음할 수 있었다. 방문을 환영하는 의미로 한 잔, 올해의 포도 수확을 축하하며 또 한 잔, 그리고 처칠을 기억하며 세 번째 잔을 들었다. 마지막이었던 ‘뀌베 써 윈스턴 처칠 2002(Cuvee SWC 2002)’는 지난 몇 해의 결과물을 뛰어넘는 최고의 빈티지(vintage·포도를 수확한 연도) 샴페인이었다.

유네스코 등재를 기다리는 지하 30m 동굴

시음 후 앞으로 출시될 폴 로저의 샴페인이 숙성되고 있는 대규모 카브(cave·지하 저장고)로 이동한다. 거의 동굴에 가까운 어마어마한 크기다. 지하 33m의 까마득한 계단을 내려가자니 절로 긴장이 돼 떨린다. 평균 기온 9~11도의 지하에 도달하니 더욱 으슬으슬해진다. 오래된 와인병의 모습을 보느라 걸음이 느려질 때마다 와이너리 관계자는 길을 잃으면 큰일이라며 조심할 것을 당부한다.

내부가 워낙 넓어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가끔 길을 잃는다는 것. 구불구불 이어진 카브의 내부 길이는 총 7.5㎞에 이른다. 현재는 연결 통로가 막혀 있지만 과거에는 이 동굴을 통해 이웃의 다른 샴페인 하우스들과 연결됐다고 한다. 현재 샹파뉴 생산자들은 카브를 전 세계에 알리는 한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한 사람이 3000개의 오크통 관리

에페르네에서 4.1㎞ 떨어진 도시 아이(Ay)는 중세 샹파뉴의 심장부였던 곳이다. 16세기 앙리 4세의 명으로 이 지역에 포도를 압착하는 곳이 만들어지면서 와인 문화가 발달했기 때문이다. 샴페인 생산자 볼랭저(Bollinger)의 관계자가 아이 지역의 안내자로 나섰다. 볼랭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샴페인 중 하나이며, 폴 로저와 마찬가지로 가문 경영을 유지해 오고 있다. 특히 1884년 빅토리아 여왕 시절 영국 왕실의 공식 와인으로 선정된 이후 130여년을 왕가와 함께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곳에서는 한 사람의 장인이 3000개에 달하는 오크통을 만들고 관리한다. 이렇게 6개월 동안 오크통을 만든 뒤 나머지 6개월은 제작된 오크통을 꼼꼼히 관리, 보수하면서 1년을 보낸다고 한다.

일정을 마치고, 볼랭저의 샴페인을 한 잔 마신다. 음미하는 동안 포도밭, 지하 저장고, 오크통을 다듬던 장인의 손이 차례로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샴페인 한 병은 수많은 과정과 손길을 거쳐 탄생된다. 잔은 가볍지만 그 한 잔이 무척 무겁고 귀하게 여겨진다.

여행팁

파리 동(Est)역에서 기차로 약 한 시간이면 에페르네 역에 도착한다. 에페르네에서 아이까지는 차나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샹파뉴 지역의 또다른 도시 랭스(Reims)는 파리 동역에서 테제베(TGV)로 45분이면 도착한다. 샴페인 생산자 방문은 사전에 문의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일반인이 가장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은 ‘모엣&샹동 (Moet&Chandon)’이며, 홈페이지(moet.com)에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샹파뉴=글·사진 < 나보영 여행작가 alleyna2005@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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