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정신적 스승격인 이론가 아부 무함마드 알마크디시가 '이슬람국가'(IS)가 참수를 예고한 영국인 인질 앨런 헤닝의 석방을 촉구했다.
알마크디시는 20일(현지시간)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이슬람교는 구호활동에 나선 비이슬람 교도들을 해치는 일을 금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알마크디시는 헤닝이 시리아 난민들에게 구호물자를 전달하는 단체와 함께 일한 점을 언급하며 "그에 대한 보답이 납치·살해라면 사리에 맞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감사로 보답받아야 한다"며 "이슬람 율법의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택시기사 출신인 헤닝은 시리아 난민을 돕고자 현지 구호활동에 뛰어들었다가 지난해 12월 시리아와 터키 국경지대에서 IS 대원들에 납치됐다.
IS는 지난 13일 영국인 구호단체 직원 데이비드 헤인즈를 참수하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헤닝을 다음 참수 대상으로 지목한 상태다.
알마크디시는 오사마 빈라덴의 최측근이자 현재 요르단에서 수감 중인 급진 이슬람 성직자 아부 카타다가 8개월 전 IS에 헤닝의 석방을 요청했던 사실도 전했다.
알마크디시는 2006년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알카에다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의 멘토였다.
알마크디시는 테러 혐의로 요르단에서 5년간 복역한 뒤 지난 6월 석방됐으며 잇삼 알바르카위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헤닝의 아내인 바버라는 이날 성명을 통해 "헤닝은 영국의 가족과 택시운전사라는 생업을 놔두고 시리아로 가서 이슬람교도 동료들과 함께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해 구호물자를 나른 평화주의자이자 이타적인 사람"이라며 석방을 호소했다.
그녀는 "납치됐을 당시 남편은 구호 식량과 물을 실은 차량을 운행 중이었다"며 "그곳에 머무른 목적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며, 순전한 동정심에 따른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주요 이슬람 성직자(이맘)들도 유튜브 영상을 통해 IS에 헤닝의 석방을 촉구했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섀킬 베그, 하이삼 알하다드 등 이맘들은 "당신들이 붙잡고 있는 인질의 속성을 이해하기 바란다. 그는 평화를 위해 일한 사람"이라며 "이 남성을 처형하는 것은 이슬람 율법에 완전히 어긋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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