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부모들에게 음악 감수성 교육은 아직 생소하다. 음악교육이라고 하면 대개 피아노나 바이올린 학원 등록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악기를 다루는 기술을 습득하는 것보다 중요한 게 음악적 감수성을 키우는 일이라고 노주희 오디뮤직 대표(사진)는 단언한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오디뮤직 본사에서 만난 노 대표는 "음악감수성 교육은 언어가 아닌 다양한 소리를 통해 아이들의 정서적 감성을 길러주는 교육" 이라며 "시험이나 성적으로 순위를 매기는 게 아니라 진정 아이에게 도움이 될 정서적 중심을 세워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이들에게 진짜 중요한 게 어떤 부분일까 생각해보면 음악감수성 교육의 역할이 무엇인지도 알게 된다는 게 노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아이에게 중요한 건 피아노나 바이올린 연습을 몇 번 했고, 곡을 얼마나 숙달해서 연주할 수 있는지가 아니다" 며 "무조건적인 반복연습 등 음악 기술 교육만 받는 아이들은 쉽게 음악에 대해 흥미를 잃어버린다"고 말했다.
노 대표가 음악감수성 교육에 처음 흥미를 갖게 된 것은 자신의 덕분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연구원으로 일과 학업을 병행하던 당시 다른 엄마들처럼 어린 딸과 함께 보낼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녀는 시간 날 때마다 아이를 안고 안고 노래를 불렀다. 그냥 말을 걸 때보다 노래를 부를 때 아기가 더 큰 관심을 보인다는 걸 알게 됐다.
그는 "한 번은 한예종 내 음악문화연구소에서 음악교육의 권위자인 에드윈 고든 박사 초청 세미나를 듣게 됐는데, '아이를 가르치는 음악교육'이란 강연 내용에 꽂혀서 그 길로 미국 유학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음악감수성 교육은 다른 연령대보다 영·유아들에게 특히 중요하다는 노 대표는 "아이들의 음악적 재능은 평생동안 개발되는 게 아니라 대부분 만 9세 때까지만 자란다"고 설명했다.
1997년 노 대표는 미국 템플대학교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서울 압구정 오디에이션 연구소를 세우고 본격적인 음악감수성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실행하기 시작했다.
인근 지역의 부모들을 중심으로 '압구정 육아법'으로 소문이 퍼졌다. 정·재계 유력 집안의 아이들부터 TV 예능 프로그램에 아빠와 같이 출연하고 있는 아이들까지 오디 뮤직의 교육을 받았다.
노 대표는 "연구소 위치가 압구정이다 보니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알음알음 소문이 퍼졌는데, 나중에 학부모 모임 때보니 전(前) 대통령의 손자들도 있어 놀랐다"고 털어놨다.
이어 "보통 가정의 아이들은 오히려 줄어들어 마치 특정 계층만을 위한 또 다른 '엘리트 교육'으로 변질되는 건 아닐까 하는 고민도 생겼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처음 그렸던 교육 방향과 현재가 달라졌다는 것.
음악감수성 교육 사업을 시작한 지 18년 만에 새로 법인을 세우고 지사를 모집하기 시작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노 대표는 지사 모집과 함께 공연과 스마트기기 앱(응용 프로그램) 개발 같이 좀 더 대중적이고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했다.
음악 공연 6개와 체험 공연 2개 등 오디 뮤직의 교육 내용을 기반으로 한 총 8개의 공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 혹부리영감, 우리엄마 등이다.
그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아이들과 감성을 나눌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게 공연이었다" 며 "수업 내용 중 공연에 적합한 것을 고르고 즉흥적인 요소들을 최소화해 40~50분 분량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기기 앱으로는 '오디 피아노 키즈 뮤직'과 '오디 피아노' 같이 피아노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아이들이 집에서도 쉽고 재밌게 피아노를 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오디의 피아노 앱은 음악과 노랫말을 통해 아이의 행동을 유도하는 게 특징이다. 피아노를 치기 전에 허리를 곧게 세우라고 지시하는 대신 '코끼리 발로 쿵쿵'이란 노랫말로 바른 자세를 유도한다. 바른 팔 자세에는 '공장색 날개처럼 펴고', 강약조절을 위해선 '고래처럼 숨쉬고' 같이 각각에 맞는 노랫말들이 있다.
오디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최우선 하는 원칙은 '진정성'이라고 노 대표는 거듭 강조했다. 음악 교육을 받는 아이들이나 부모 그리고 가르치는 교사들까지 '오디 뮤직' 연결 고리로 묶인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
노 대표는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서 작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계기를, 음악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음악교육자가 될 수 있는 길을 마련주고 싶다" 며 "음악이 생활에서 더 즐거운 요소로 제 역할을 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오디 뮤직 사업에 관심을 갖는 사업자들에게 그는 "지사 사업설명회 때 한 분이 아이들이 연주회장이나 클래식 공연장에서 졸지 않고 공연에 흥미를 갖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한 적이 있다" 며 "무엇보다 '행복한 음악 교육'이란 오디 뮤직의 철학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파트너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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