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채권단,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매각 추진

입력 2014-09-18 16:48
수정 2014-09-18 17:46
워크아웃 졸업 전에 팔아야 한다는데 공감대…2000억원 소송 최대 변수


이 기사는 09월18일(16:4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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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진행 중인 금호산업 매각이 추진된다. 건설업계 불황으로 금호산업에 대한 인기는 높지 않지만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갖고 있어 인수·합병(M&A) 시장의 관심이 높을 전망이다. 다만, 금호산업이 제주ICC(인터내셔널 컨벤션 센터) 건설과 관련해 2000여억원의 소송이 걸려 있다는 점이 변수로 남아 있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18일 서울 광화문 금호산업 본사에서 금호산업을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산업은 경영정상화가 상당히 이뤄져 매각을 검토할 시점이 왔다고 판단해 채권단 회의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은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을 때 4조원에 육박하는 채권을 갖고 있었지만 채권단 출자전환 등으로 현재는 4500억원만 남아있는 상태다. 워크아웃 종료를 위한 실사결과가 이번 달 말 나오는데 채권단은 워크아웃을 연장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채권단은 전체 76개 채권자 가운데 금호산업 주식을 갖고 있는 26개 채권자다. 이들은 금호산업 전체 지분의 57.6%를 갖고 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을 매각한다면 워크아웃 이전에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는 “워크아웃 종료 후에 매각하면 공개매수 의무가 발생해 지분을 제대로 팔 수 없다”며 “매각은 워크아웃을 마치기 전에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공개매수 규정이란 △상장회사 주식을 △10개 이상의 주주가 △5% 이상 △장외에서 △6개월 안에 팔려고할 때는 소액주주도 인수 희망자에게 주식을 팔 수 있도록 권리를 주는 것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30%를 갖고 있는 대주주인데다 아시아항공은 금호터미널의 자회사이고 금호터미널은 다시 금호고속의 우선매수청구권까지 갖고 있어 M&A 시장의 ‘대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금호산업을 경영하고 있는 박삼구 회장(지분율 10.5%)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어 새로운 주인이 나올지는 확정하기 어렵다.

매각의 가장 문제는 제주ICC 관련 소송이다. 금호산업이 제주ICC 시공을 맡으면서 책임준공협약을 맺어 이 사업에 돈을 빌려준 대주단에게 2000여억원을 돌려줘야 할 수도 있어서다. 현재 1심에서 패소했고 26일 항소심 결과가 나온다. 채권단 관계자는 “재판에서 지면 유사 소송이 생겨나 1조원에 육박하는 채무가 추가로 생길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매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재판에서 이기면 대손충당금으로 쌓았던 800억원 정도가 환입돼 매각은 더욱 탄력이 받게 된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오늘 회의에서 매각 추진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며 “워크아웃을 연장하고 매각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박종서/장창민/좌동욱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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