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산업단지 50년, 스마트혁신 토대 강화해야

입력 2014-09-17 20:43
수정 2014-09-18 05:49
"수출·산업화 일등공신 산업단지
생산성 높이고 R&D역량 강화해
창조경제 거점으로 거듭나게 할 것"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올해는 산업단지 출범 50주년이다. 1964년 9월14일 ‘수출산업공업단지조성법’이 제정되고 이를 근거로 구로단지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50년간 산업단지는 한국 산업화의 산실이자 수출의 전진기지 역할을 했다. 1960년대 구로동 일대에 경공업 수출단지를 조성한 이래 1970년대 여수 등지에 중화학공업단지, 1980년대 반월시화 부품소재단지, 1990년대 오송 생명과학단지 등 한국 산업의 외연을 확대해나갔다. 2000년대 이후에는 첨단 정보기술(IT), 지식기반산업 단지로 전환하고 있다. 이제는 국내 제조업 고용의 50%, 생산액의 70%,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등 그 역할이 막중하다.

하지만 산업 간 융합과 지능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후발국의 추격이 현실화되는 시점에서 한국 산업과 산업단지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등 주요 선진국들은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치열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고, 중국 등 후발국들의 추격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세계 경제는 2008년 이후 금융위기와 재정위기의 후유증으로 저성장 늪에 빠져 있어 향후 수출 확대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 산업단지는 노후화가 심각하고 젊은 근로자들이 부족해지면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착공 20년 이상인 노후 산업단지가 100여개에 달하는데, 이들은 국내 제조업 전체 생산액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대학생의 약 50%는 산단에 있는 중소기업에 취업하기를 꺼리고 있다. 이런 여건으로는 한국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른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도약하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노후 단지들을 창의적인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IT융합과 지능화로 생산성이 높은 ‘스마트 혁신 산업단지’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한 까닭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네 가지 정책과제를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스마트친환경 기반을 구축해 산업단지 생산성과 에너지효율을 높일 예정이다. 2020년까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전국 공장 1만개에 스마트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제품 리콜 비율을 낮추는 등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2017년까지 10개 산업단지에 IT 기반의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적용, 기업들의 에너지 비용도 줄이고 보다 깨끗한 환경의 산업단지를 만들겠다.

둘째, 입주기업의 연구혁신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창조경제 시대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상품으로 개발할 창의적 인재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앞으로 중소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연구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2017년까지 17개 산업단지에 대학 캠퍼스와 기업 연구관을 유치할 계획이다.

셋째, 노후단지 리모델링 사업도 신속히 추진할 예정이다. 17개 혁신단지 선정 일정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2016년까지 완료하는 등 준비된 단지부터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조3000억원 규모의 민관 투자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관계부처 간 협업 아래 편리하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2017년까지 산단형 행복주택을 1만가구 공급하고, 어린이집, 근로자 건강센터 설치를 확대해 정주여건을 개선하며, 산업단지 내 합동방재센터 기능 확대 등을 통해 안전관리도 강화토록 할 방침이다.

이제 출범 50주년을 맞은 올해는 산업단지가 산업화의 주역에서 창조경제의 거점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네 가지 정책 과제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역량을 결집해 스마트 혁신 산업단지를 조기에 구현하고, 이를 통해 한국 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경제활성화를 앞당길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나갈 계획이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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