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재시동] 대기업 경쟁력 활용…창조경제·지방中企 모두 살린다

입력 2014-09-15 22:52
대구혁신센터 확대 출범

대기업과 지역산업 매칭
제품 상품화·판로 확보
창의인재 양성도 나서


[ 도병욱/정지은 기자 ]
대기업이 지역 창조경제를 지원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뒷받침하는 ‘민관 합동 창조경제 지원 1호 모델’이 대구 무역회관 내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15일 가동을 시작했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는 대구지역의 창업·벤처기업이 소프트웨어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개발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창업·벤처기업은 센터에서 지역 내 관련 전문가에게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방안에 대해 조언도 들을 수 있다. 이들 기업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센터의 역할 중 하나다.

특히 대구지역 창업·벤처기업이 성장하도록 돕는 과정은 대구에서 출발해 세계적 기업이 된 삼성의 지원 아래 이뤄진다. 삼성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날 창조경제 구현 관련 협약을 맺었다.

삼성은 개발에 필요한 컴퓨터, 테스트용 스마트폰, 스마트TV 등의 기자재를 센터에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센터에 삼성 본사 직원 두 명을 상주시켜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멘토링을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은 또 미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도입해 사업화 가능성이 있는 기술을 선발하고 개발자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선정된 프로젝트에 10만~15만달러(약 1억300만~1억6000만원)를 지원해 3개월간 빠르게 시제품을 개발하고 투자받을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아울러 삼성은 향후 5년간 대구시와 함께 100억원씩 총 200억원 규모의 청년벤처창업지원 전용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대기업과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연계는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 17개 시·도 전체로 확대된다. 이런 연계는 대기업이 참여해야 창조경제 생태계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 때문에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7월24일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창조경제도 추진 전략을 보완해야 한다”며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기업, 지원기관 간 연계를 강화해 성공 사례를 확산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에도 참여해 축사를 한 뒤 삼성이 만들 대구 창조경제단지 예정 부지를 둘러봤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단지 예정 부지에서 “대구지역의 전통 산업인 섬유소재, 패션, 메커트로닉스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집중 지원해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창조경제단지는 옛 제일모직 본사가 있던 부지에 들어선다. 내년 7월 착공해 2016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리모델링 비용 900억원가량은 삼성이 전액 부담한다. 대구 침산동에 있는 제일모직 옛 터는 삼성그룹의 창업지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1954년 자본금 1억원을 들여 이곳에 모직공장을 설립하면서 삼성의 모태인 제일모직이 출발했다. 이 부지는 1995년 제일모직 대구공장이 구미공장으로 통합·이전되면서 20여년간 빈땅으로 있었다. 2000년부터 다양한 개발 방안이 모색됐지만, 그간 별다른 진척이 없다가 창조경제단지로 만들어지게 됐다.

이날은 제일모직이 창립한 지 60주년 되는 날이었다. 제일모직은 1954년 9월15일 제일모직공업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박 대통령에게 창조경제단지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제일모직이 창립한 지 정확히 60주년 되는 날에 (대통령이) 창조경제의 요람으로 재탄생하는 이곳을 찾아주신 데 대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병욱/정지은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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