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 텁 CEO "한국여성들 스타일·실용성 갖춘 구두 원하죠"
[ 김선주 기자 ]
“한국 여성들은 패션 감각이 정말 뛰어납니다. 스타일을 중시하는 동시에 편안하고 실용적인 구두를 원하죠. 로베르 끌레제리가 추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1895년 탄생한 프랑스 명품 구두 브랜드 로베르 끌레제리가 한국에 상륙했다. 지난달 22일 신세계백화점 본점 2층에 아시아 최초로 단독 매장을 열었다. 에바 텁 사장(CEO)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로베르 끌레제리를 “실용성과 미학적인 면이 융합된 브랜드”라고 소개했다. “굽이 조금 두껍더라도 얼마든지 섹시한 면을 부각할 수 있습니다. 구두는 단 1㎜의 차이로도 세련미, 섹시미가 달라집니다. 결국 핏(fit), 디자인, 품질 3박자가 맞아야 좋은 구두니까요.”
로베르 끌레제리는 프랑스 최초로 ‘굿이어웰트’ 기법을 도입한 브랜드다. 굿이어웰트(goodyear welt)란 존롭, 벨루티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사용하는 최고급 수제화 제조법이다. 가죽·밑창을 접착제로 붙이는 시멘트 제법과 달리 구두 밑창 중간에 들어가는 중창에 일종의 테두리인 웰트를 두른 뒤 가죽·밑창과 함께 몇 차례에 걸쳐 견고하게 박음질하는 기술이다.
“전 제품의 30% 정도를 굿이어웰트 기법으로 만듭니다. 스티치 과정이 가장 난도가 높기 때문에 장인 중의 장인 3명이 전담하고 있어요. 이들 중 한 명만 아파도 제작에 차질이 빚어집니다. 굉장히 소중한 분들이죠. 그 외에도 장인 100여명이 공방에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로베르 끌레제리는 2011년 세계적인 디자이너 롤랑 뮤레를 수석 디자이너로 영입한 뒤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뮤레는 여성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는 디자이너입니다. 잠자는 숲 속의 미녀 같았던 로베르 끌레제리를 잠에서 깨어나게 했죠. 브랜드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우리 브랜드를 ‘쿨’하게 바꿨어요.”
텁 사장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에서 10년 이상 잡화부문장을 지냈다. “요즘 소비자들은 고품질 핸드백을 한 개 산 뒤 오랫동안 소유합니다. 그래서 아시아권에서 명품 잡화 브랜드의 성장세가 완만해진 것입니다. 로베르 끌레제리의 핸드백 제품을 조만간 한국에 선보여 고품질 구두와 함께 ‘양질의 핸드백’이란 승부수를 던질 예정입니다. 한국에서 지미추를 뛰어넘는 성과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