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측면에선 강남권 재건축을…실거주라면 강북 신규분양 주목"

입력 2014-09-15 07:00
수정 2014-09-15 17:26
Money Plus
고수에게 듣는다 - 임현묵 신한은행 투자자문부 부동산팀장

재건축은 사업진행 단계 고려
조합 설립된 곳에 투자 바람직

실수요자 내집 장만할 적기
왕십리·돈의문뉴타운 등 유망


[ 박한신 기자 ] “아파트에는 눈길을 주지 않던 자산가들의 관심이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 투자 측면에서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강남 진입이 어려운 분들의 실거주 측면에서는 강북 도심권 신규 분양 아파트를 눈여겨볼 만합니다.”

임현묵 신한은행 투자자문부 부동산팀장은 “중소형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에만 머물러 있던 자산가들이 다시 재건축 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수익률에 민감한 이들이 9·1 부동산 대책을 계기로 주택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임 팀장은 건국대에서 부동산학 석사학위를, 한성대에서 부동산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로 강의도 하고 있다.

재건축 투자 시에는 해당 단지의 사업 진행 단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합설립·관리처분인가·입주가 재건축 사업의 3단계로 볼 수 있는데, 조합 설립 후부터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9~10년이므로 최소한 조합이 설립된 곳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그는 “자산가들은 개포주공이나 둔촌주공아파트 등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른 아파트를 중심으로 관심을 보인다”며 “개포주공 2·3단지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관리처분인가가 예상되는 만큼 4~5년 후면 투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 재건축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익률은 5년일 경우 20%가량이라고 말했다. 은행 예금 이자의 두 배 이상인 데다 거주와 자녀 증여 목적까지 해결이 되는 자산이어서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임 팀장은 강북 지역에 분포돼 있는 재개발 지분 투자는 재건축보다 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남 재건축 조합원과 달리 강북 쪽 재개발 조합원들은 아무래도 수억원대의 자기부담금을 내기가 어려워 사업 진행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강남권과 함께 수혜 지역으로 떠올랐던 목동과 상계동 재건축에 대해서는 신중한 의견을 내놨다. “목동과 상계동 단지들은 조합이 아직 설립되지 않았습니다. 10년 이상은 돈이 묶일 각오를 해야 하는데 10년 후에 이 지역에서 기다린 만큼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지금 당장 목동과 상계동에 투자하라고 권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강남권 외 실수요자들이 선택할 만한 곳으로는 왕십리뉴타운과 돈의문뉴타운 등 도심권 대단지 신규 분양 아파트를 꼽았다. 거주 편의성과 도심 접근성을 두루 갖췄다는 이유다. 임 팀장은 “이들 도심 신규 분양 아파트들은 저평가돼 있지만 도심을 중심으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 정책과 맞물려 시세차익도 기대해볼 수 있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출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주택 가격의 30% 수준까지가 적절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지금은 실수요자들이 내집 마련에 나서기 좋은 시기”라며 “경제성장률에 맞춰 집값도 완만히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주택 가격의 저점은 작년 9월 정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향후 사이클은 있겠지만 지금 가격보다 더 내려가진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집값이 비싸다고 하지만 어느 선진국을 봐도 집값은 비쌉니다. 집값은 쌌던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10년 전에도 비싸서 못 산 분들이 많은데 집값이 더 오르지 않았습니까.”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