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인상 없이 복지 늘린다더니"…'증세 논쟁' 점화

입력 2014-09-12 20:52
수정 2014-09-13 04:05
野 "서민 증세" 날 세워…국회 통과 진통 예고
정부 "인위적 증세 아니다"


[ 조진형 / 이정호 기자 ] 정부가 담뱃값 2000원 인상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주민세·자동차세 등 지방세도 올리겠다고 밝히면서 증세 논쟁이 본격적으로 점화하고 있다. 야권은 세수 부족에 직면한 박근혜 정부가 사실상 ‘증세 없는 복지’ 공약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향후 국회에서 세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는 일단 인위적인 증세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담뱃값은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11년 만에 손을 대는 것이고, 지방세 또한 지난 10~20년간 조정되지 않아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문창용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증세 목적으로 담배 가격을 인상한다는 데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며 “금연 정책의 하나로 담배 가격을 올리려는 것이고 그 취지가 세금 인상으로 나타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이렇게 결과적으로 늘어나는 세수가 대부분 안전 재원에 집중 투입된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전날 “담뱃값 인상으로 늘어나는 세수(2조8000억원 예상)를 국민 안전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안전행정부도 이날 지방세 개편 방향을 발표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안전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확장적으로 편성하면서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우회 증세에 나섰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기재부는 내년 예산 총지출 증가율을 5.7% 규모로 대폭 늘린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이 경우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2.1%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여기에 기초연금 시행과 영유아 무상보육, 기초생활보장제도 확대 등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지자체는 중앙 정부에 국비 지원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세든 지방세든 세금을 올리지 않고서는 폭증하는 재정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이미 야권은 ‘서민 증세’라고 비난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서민 주머니에서 세금을 빼낼 것이 아니라 부자 감세를 철회해 곳간을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박수현 대변인도 “정부의 이번 지방세 개편 예고는 한마디로 서민들 호주머니를 털겠다는 협박통보에 지나지 않는다”며 “기초연금 등에 들어가는 복지재원 부담으로 지자체들이 ‘복지 디폴트’를 선언하겠다고 반발하자 서민 증세안을 쥐어짜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진형/이정호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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