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 3년 만에 전격 해체…야구계 텃세에 도전 멈춘 '외인구단'

입력 2014-09-11 22:05
수정 2014-09-12 04:22
김성근 감독 지도 아래
3시즌 22명 프로구단 입단

2군리그 정식 합류 실패
"야구계 기득권에 절망감"


[ 최만수 기자 ]
“작별의 시간이 너무 빨리 왔다. 야구인 선배로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수 없는 상황이 너무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김성근 고양원더스 감독·72)

11일 오전 경기 고양시 야구국가대표훈련장. 선수단 미팅을 연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과 코치진에게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의 전격 해체를 알렸다. 곳곳에서 선수들의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 김 감독도 참지 못하고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고양원더스는 2011년 9월 프로구단에 지명받지 못하거나 방출당한 선수들을 모아 창단했다. ‘열정에게 기회를’이란 슬로건 아래 야구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던 이들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줬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퓨처스팀(2군)과 비공식 교류경기를 펼치면서 2012년 20승7무21패(승률 0.488), 2014년 43승12무25패(0.632)의 성적을 기록하는 등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2012년 이희성, 2013년 황목치승(이상 LG 트윈스) 등 총 22명의 선수가 프로구단에 입단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패자부활의 장(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해체는 허민 구단주가 결정했다. 허 구단주의 최측근은 “처음부터 허 구단주에게 돈은 문제가 아니었다”며 “야구계에서 허 구단주를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았고 고양원더스를 프로야구 2군 리그(퓨처스리그)에 정식으로 끼워주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원더스의 해체가 퓨처스리그 진입 실패 때문이라고 보고 있지만 허 구단주가 협의 과정을 거치며 기득권을 지키려는 야구계에 큰 절망감을 느꼈고 그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허 구단주는 평소 김 감독을 스승으로 모실 정도로 깍듯하게 대했다. 그런 김 감독의 만류에도 팀 해체를 결심할 만큼 실망이 컸다는 설명이다.

고양원더스는 그동안 2군 리그에 정식으로 합류하길 원했다. 허 구단주와 김 감독은 안정적인 경기를 확보해야 팀이 성장하고 수익도 거둘 수 있다고 뜻을 모았다. 하지만 KBO가 계속해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 관계자는 “한국 야구의 2군은 1군과 연동해 운영되기 때문에 팀 성격이 다른 원더스를 받아주면 신인 드래프트, 외국인 선수 등 여러 문제가 생긴다”며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해체 시기는 오는 11월 말이다. 김 감독은 “코치들이 11월까지 경기장에 나와 함께 훈련할 것”이라며 “선수들이 새로운 길을 찾을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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