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정국' 분수령 맞은 여야
새정치연합의 딜레마
장외·국회투쟁 병행 입장속
"與·유가족 면담 결과 기대"
[ 손성태 기자 ]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원내대표 겸임)이 1일 개원하는 정기국회 대응방향을 놓고 시름에 빠졌다.
‘세월호특별법 최우선’ 원칙을 명시하고 있지만 ‘국회 보이콧’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데다 소속의원들도 장외와 입법투쟁을 놓고 내분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새정치연합은 1일 개회식에 참석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후 국회 일정을 ‘백지상태’로 남겨뒀다. 31일 모든 일정을 비운 박 위원장은 “회군(등원)이냐 장외투쟁이냐” 중 양자택일이 아닌 절충안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록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와 김현미 홍보전략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스리(3) 트랙’을 당의 공식적 정기국회 전략이라고 말했다.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장외투쟁 등 비상행동을 계속하는 한편 민생안전행보, 정기국회 등원 등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활동 방침이 곧바로 국회일정 정상화로 이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정기국회 의사일정과 관련해 “특별법의 협상 진행 경과를 봐가면서 결정하겠다”며 “정부와 여당은 특별법 문제부터 풀고 다른 민생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진실한 자세로 임해야 하는데 상임위원회에서 논의도 안 된 법을 처리하자는 것은 특별법에 대한 책임회피이고 국민여론 호도용”이라고 말했다. 김 홍보전략본부장도 “모든 것은 특별법 제정에 달렸다. (특별법에서) 진척이 없으면 의사일정 합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보이콧인 듯 보이콧 아닌 듯’한 어정쩡한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1일 예정된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대책위원회 간 3차 면담 내용을 주시하고 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과 (세월호) 가족대책위 간 만남에서도 진전이 없다면 새누리당은 여·야·가족대표 간 3자 협의체에 성실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3차 면담 결과에 따라 모든 것이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주도권을 잡은 새누리당이 야당에 어떤 출구명분을 제시하느냐가 결국 정국 안정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 하면 새정치연합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박 위원장은 더욱 궁지로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