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된 유병언의 장남 대균(44)씨와 도피조력자 박수경(34·여)씨에 대한 첫 재판이 27일 열렸다.
재판에서 대균씨는 일부 혐의를 부인한 반면 박씨는 검찰 측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인천지법 형사12부(이재욱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열린 첫 공판에서 대균씨 측 변호인은 "공소장 내용 중 사실 관계는 대부분 인정한다"면서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세부 조항이 일부 잘못 적용됐다"고 말했다.
이어 "소쿠리 상사에서 받은 급여 1억1천만원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대균씨 측 변호인은 "횡령한 돈은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았고 모두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자금으로 사용됐다"고 말했다.
대균씨는 2002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청해진해운 등 계열사 7곳으로부터 상표권 사용료와 급여 명목으로 73억9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 12일 구속 기소됐다.
대균씨는 세월호의 쌍둥이 배로 알려진 '오하마나'호 등의 상표권자로 자신을 등록해 놓고 상표권 사용료 명목 등으로 청해진해운으로부터 35억원가량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박수경씨는 검찰이 제기한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이들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재판부에 따로 제출한 의견서에서 "유대균 부인이나 아이들과의 개인적 친분으로 사건에 휘말려 처음 의도와는 달리 장기간 도피하게 됐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박씨는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크게 쉬는 등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박씨는 지난 4월 21일부터 3개월 넘게 대균씨의 도피를 도우며 용인 오피스텔에서 함께 은신한 혐의(범인은닉)를 받고 있다.
이들에게 음식을 공급하며 도피를 도운 하씨는 대균씨와 박씨가 검거된 지난달 25일 같은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대균씨를 포함한 이들 4명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4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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