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갑론을박] 낙폭 커 저가매수 기회 vs 연말에나 이익 회복

입력 2014-08-26 22:41
침몰하는 조선株 바닥인가

무더기 신저가 기록 하루만에 현대미포 7%·대우조선 4%
"추가 실적 쇼크 없다"…"반등까진 시간 걸려"


[ 강지연 기자 ]
조선은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이 올해 주가 반등을 기대했던 대표 업종이다. 그동안 주가가 워낙 부진했던 데다 올해를 바닥으로 수주 확대와 실적 개선을 기대할 만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올 들어 주가는 ‘어닝쇼크’라는 암초에 걸려 가라앉고 있다. 단기적으로 주가가 바닥에 도달했다는 의견이 많지만, 저가매수 기회로 삼기엔 여전히 2%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저가 매력 높아졌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4사 주가가 모두 올랐다. HSBC 등 외국계 창구로 매수세가 유입된 현대미포조선은 11만5500원으로 8000원(7.4%) 급등했고, 현대중공업(3.0%) 삼성중공업(3.2%) 대우조선해양(4.6%)도 다른 코스피 주요 종목에 비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무더기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던 하루 전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현대중공업은 전날 13만3500원까지 하락하며 2008년 11월(13만9500원) 이후 5년9개월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현대미포조선(-35%) 대우조선해양(-32%) 삼성중공업(-30%)도 올 들어 큰 폭 하락하며 작년 하반기 상승분을 모두 토해냈다.

조선 ‘빅4’의 주가가 대세 상승기였던 2011~2012년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자 바닥이라고 판단한 개인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현대미포조선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에 대해 대부분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 현대중공업을 10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추가상승 어렵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조선주 주가가 바닥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조선주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신조선가 지수가 지난달 중순 이후 139포인트에서 횡보하고 있는 데다 9월 이후 LNG(액화천연가스)선을 중심으로 선박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작년 건설업체가 그랬던 것처럼 조선업체들이 올해 예상되는 손실 대부분을 2분기에 한꺼번에 반영해 추가적인 어닝쇼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본격적인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많다. 종목별로 실적 개선은 일러야 4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2~3년 사이 저가 수주한 물량을 감안하면 올 1분기 시작된 이익 전망치 하향 추세가 적어도 내년 하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며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해 장기 실적의 방향성이 명확한 현대미포조선이나 대우조선해양을 중심으로 선별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원 동양증권 연구원도 “현대중공업 등 실적 개선이 뒤처지는 종목들의 경우 일시 반등한 뒤 현 주가 밑으로 되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연말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와 유럽의 경기 반등 여부 등을 확인한 이후에나 주가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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