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과 반도체 기술의 힘!…삼성, 애플에 D램 공급 재개

입력 2014-08-26 21:43
李부회장, 관계 개선 이끌어내
20나노대 양산…기술력 인정


[ 남윤선 기자 ]
삼성전자가 내달 말 출시되는 애플의 전략 스마트폰 ‘아이폰6’에 D램을 공급한다. D램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서 거대 수요처인 애플까지 다시 확보하면서 메모리 반도체가 스마트폰을 떠받치는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급부상했다. 애플과의 관계 개선을 이끌어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리더십도 주목받고 있다.

26일 전자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조만간 출시하는 아이폰6에 삼성의 20나노대 D램을 쓰기로 했다. 삼성은 앞서 애플의 아이폰5와 5S 제품에는 D램을 공급하지 못했다. 삼성과 애플이 치열한 소송전을 벌이면서 비즈니스 관계까지 악화한 탓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애플에 D램 공급을 재개한 배경으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지목하고 있다. 세계 D램 시장을 3등분하고 있는 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중 20나노 초반대 D램을 대량 생산하는 업체는 아직 삼성전자뿐이다. 삼성은 전체 생산량 중 20나노 초반 제품 비중이 18%지만,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각각 7%, 2% 정도다.

D램은 미세화가 많이 이뤄질수록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생산 가격도 내려간다. 삼성은 갤럭시 스마트폰에도 20나노대 초반 D램을 적용하고 있다. 애플은 경쟁사인 삼성과 비슷한 사양의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삼성의 D램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애플이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제조를 삼성에 다시 위탁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애플은 대만 TSMC에 아이폰6의 AP를 맡겼지만, 내년 나올 아이폰7 물량은 삼성에도 배정했다. 핀펫 공정을 적용한 14나노 AP를 만들 수 있는 곳이 삼성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애플과의 관계 개선을 이끌어낸 것도 양사 간 거래가 늘어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두 차례나 미국 출장길에 올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만났고, 덕분에 삼성과 애플은 지난 6일 미국 외 모든 지역에서 특허 소송을 철회하기로 했다. 이 같은 이 부회장의 우호적 행보에 애플이 다시 삼성 제품 구매를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의 반도체 사업은 최근 잇따라 호재를 맞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1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데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데이터센터 시장이 커지면서 SSD 판매도 꾸준히 늘고 있다. 그간 실적이 부진했던 시스템LSI 사업부에서도 자체 AP인 엑시노스가 삼성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알파’에 채용됐고, 애플의 AP 위탁생산 물량도 가져오는 성과를 일궈냈다. 삼성은 그간 고급 스마트폰에는 퀄컴의 AP를 써 왔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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