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치닫는 세월호정국…野 전면전 불사·與 요지부동

입력 2014-08-25 18:42
세월호법 정국이 여야간 극한 대결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5일 여야와 유가족이 참여하는 3자협의체 제안을 새누리당이 사실상 거부하자 강력한 대여 투쟁을 선언, 교착 정국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장외투쟁과 단식, 의원직 사퇴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져 향후 야당의 투쟁방법과 수위에 따라 여야 대치전선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3자협의체 구성 제안과 관련, "오늘까지가 (답변) 시한"이라면서 "새누리당이 거절하면 강도 높은 대여투쟁으로 전환하겠다"고 압박했다.

대여 전면전을 예고한 것이다.

의총에서는 "국민과 함께 밖에서 싸워야 하는 것 아니냐", "제도권 밖에서 국민의 힘에 의존해야 한다" 등 장외투쟁을 주장하는 강경한 목소리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브리핑에서 "당 차원의 강력한 투쟁방안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면서 "3자 협의체 제안이 거절될 경우 끝까지 싸울 것"이라면서 강경투쟁을 재확인했다.

새정치연합이 장외로 나갈 경우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댓글 의혹 사건과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무단공개를 비판하며 서울광장에 천막당사를 치고 투쟁한 지 약 1년만에 다시 '거리 정치'에 나서는 셈이 된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3자협의체 불가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의 여당 몫 위원 2명을 유가족과 야당의 사전 동의를 받아 추천하기로 한 지난 19일 재협상안의 수용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3자협의체에 대해 "기존 논의구도를 바꾸자는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입법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의 말씀을 경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논의의 한 축으로 한다는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포기하는 것"이라면서 "(재협상안이) 의총에서 추인이 유보된 것에 대해 야당이 사과해야지 논의구도를 바꾸자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김병권 위원장 등 유가족 대표 5명과 면담을 가졌지만 진상조사위의 수사권·기소권 부여나 3자협의체 구성 문제 등에 대해 '불가 원칙'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새정치연합이 생산적인 결론을 내주기 바란다"면서 "그것은 세월호 특별법 재합의안을 추인하는 것이고, 세월호법과 민생법안을 분리해서 처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이완구 원내대표와 유가족 면담 결과를 보고 이날 밤 의원총회를 재개할 예정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밤 또는 26일 이어질 의원총회에서 구체적인 투쟁방법과 수위를 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분리국감 법안과 민생법안을 세월호법과 분리해서 처리하자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새정치연합은 거부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극적 타결이 없는 한 오는 31일까지 예정된 8월 임시국회는 물론 9월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도 파행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26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국정감사 분리실시는 사실상 무산됐다.

국정감사 분리실시를 위해서는 이날까지 본회의를 열어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세월호법을 둘러싼 파행정국이 계속되면서 이달 말이 법정시한인 2013회계연도 결산안 처리도 9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달 말이 시한인 세월호 국정특위도 성과물을 내놓지 못한 채 종료될 위기에 처해있고, 시급한 경제살리기 등 민생법안 처리에도 상당한 지연이 예상된다.

파행 정국이 정기국회까지 계속되면 부실국감은 물론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졸속심사가 우려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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