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대응실패는 혼란스런 현장지휘 규정 탓"

입력 2014-08-25 11:10
천재지변이나 대형사고 등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재난법제가 마련돼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의 지휘체계나 기능 수행을 위한 규정이 미비해 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25일 대한변호사협회 주최로 열린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 대회' 발표문에서 "세월호 참사의 원인 중 하나는 위기 상황에서의 초기 대응 실패"라며 "이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민방위기본법, 소방기본법 등 재난법제에 마련된 현장지휘 관련 규정이 혼돈을 야기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들 법률이 현장 지휘·감독 주체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소방본부장·소방서장 또는 시장·도지사를 지휘·감독자로 규정하거나(소방기본법),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부단체장이 현장을 통솔하도록 하면서도 긴급구조에 대해서는 구조통제단장의 지휘에 협력해야 한다(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고 규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책결정기구가 난립해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 교수는 각 법률별로 중앙안전관리위원회, 중앙민방위협의회, 시·도 및 시·군·구 안전관리위원회를 최고 정책결정기구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런 기구들을 합쳐) 기본계획 및 종합계획을 이행할 최고 정책 결정 및 심의 기구를 통합 관리하는 방향으로 조직이 정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세월호 참사 당시 설치된 위기관리 체계상 임시조직만 해도 범부처 사고대책본부를 제외하고, 안전행정부·해양수산부·국방부·해양경찰·소방방재청·교육부·각 지자체 등이 있었다"며 "수많은 임시조직이 현장에 과도한 보고를 요구해 오히려 대응 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

국가재난법제의 실효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투명하고 안전한 사회를 위하여'를 주제로 한 이번 변호사대회에서는 '국가재난 법제의 정비와 실효성 확보 방안'과 '퇴직공무원의 활동과 사회적 투명성 확보'의 두 개 심포지엄이 차례로 개최됐다.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두 번째 심포지엄에서 세월호 참사를 야기한 구조적 문제로 지목된 '관피아'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김영란법)의 조속한 입법과 공직자의 취업제한규정의 개선, 공무원의 엄정한 윤리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승태 대법원장은 축사를 통해 "세월호 참사를 경험하면서 짧은 기간 발전을 이룬 사회의 이면에 그에 따른 폐단들이 구석구석에 쌓여있음을 깨달았다"며 "법조인의 투철한 도덕의식과 공공정신, 사회적 지위나 기득권에 기대지 않는 자기희생 등이 법의 지배를 한 차원 높이는 첩경이 된다.

이런 인식이 뿌리내릴 때 투명하고 안전한 사회의 실현도 앞당겨진다"고 강조했다.

위철환 변협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국민은 법과 원칙에 따른 안전한 사회를 열망한다"며 "'관피아', '해피아', '정치마피아' 등 우리 사회의 만연한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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