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명 신임 경찰청장이 취임 일성으로 "경찰이 신뢰의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청장은 25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유병언 일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경찰의 미흡한 업무처리와 행태로 인해 국민의 걱정과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흡사 뼈대가 약한 건물처럼 기본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를 떨칠 수 없다"며 "이 위기는 경찰이 존재의 이유인 '안전과 질서'에 몰입할 때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청장은 "위기는 기본을 가벼이 여길 때 찾아온다"며 "뿌리 깊은 나무와 같이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경찰이 되자"고 당부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진 데 대해 강 청장은 "먹고 사는 문제 못지않게 안전하고 편안하게 사는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라며 "누구나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기초 치안'을 확립하는 데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강 청장은 '국민의 비상벨'인 112 신고에 대한 총력 대응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청장 시절 112 신고 접수 시 기능과 관할을 불문하고 범죄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경찰관이 출동하는 내용의 '112 신속 출동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강 청장은 "112 신속 출동 시스템을 6대 광역시 등 대도시권에서 즉시 시행하고 다른 지역도 현실에 적합한 방안을 마련해 조속한 시일 내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 공원, 통학로 주변 등 생활 주변의 치안력을 높이고 서민을 괴롭히는 '동네 조직폭력배'를 엄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성이 필요한 사건은 지방경찰청에서 직접 수사하도록 하고 지역 경찰서에는 '생활범죄 전담 수사팀'을 운영해 수사 효율성과 국민 편의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강 청장은 이런 활동을 우리 주변의 불편과 불만, 불안 요인을 바로잡아 국민의 편익을 극대화하는 '민생지향 생활법치'라고 정리했다.
집회·시위에 엄격하게 대응한다는 평을 받아온 강 청장은 "집회 관리에 '준법보호, 불법엄단'의 패러다임을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도로 점거와 기준 소음 초과 등 불법행위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하고 집회 시위 현장에 '법률대응팀'을 배치해 법집행 역량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직과 관련해 강 청장은 "그동안 경찰은 '일 따로 승진 따로'라는 냉소주의가 만연했다"며 "계급 중심 조직을 철저한 업무 중심 조직으로 변화시켜 일을 열심히 하는 직원이 승진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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