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
1990년 탄생한 아반떼, 내달 '텐 밀리언셀러' 등극
10대 중 7대 해외 판매
전세계 '1천만대 클럽' 캠리·골프 등 10여개 불과
[ 정인설 기자 ]
현대자동차의 준중형차인 아반떼가 국산차 최초로 1000만대 판매량을 넘어선다. 현대차는 1990년 10월 처음 나온 지 24년 만인 다음달께 전 세계 1000만대 판매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평균 41만대, 매일 1140대씩 팔린 셈이다. 전 세계적으로 ‘텐 밀리언셀러’로 등극한 차량은 도요타 코롤라, 폭스바겐 골프 등 10여개 모델에 불과해 아반떼가 글로벌 국민차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현대차는 지난 6월 말 기준 아반떼의 누적 판매량이 974만1893대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현대차는 국내뿐 아니라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아반떼 판매를 지속적으로 늘려 1000만대 클럽 문 앞에 섰다.
미국에선 ‘엘란트라’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내놓은 17개 모델 중 가장 많은 220만대를 팔았다. 중국에선 엘란트라(XD)와 위에둥(HD), 랑둥(MD) 등 세 가지 파생 모델로 2년여 만에 누적 판매량 40만대를 돌파했다.
올 들어 아반떼는 전 세계 시장에서 매달 8만대가량 팔리고 있다. 최근 추세라면 조만간 아반떼는 국산차 단일 모델 중 최초로 연간 판매 100만대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판매 실적에 따라 이르면 9월께 아반떼 판매량이 1000만대를 돌파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일이니 만큼 국내외에서 여러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1000만대 클럽’에 가입한 전 세계 자동차 모델은 10여개 정도다. 포드가 1924년 세단 T로 처음 1000만대 넘게 판매했고, 이후 세계적으로 5~6개의 자동차 회사만이 ‘텐 밀리언셀러’를 보유하고 있다. 포드가 T와 대형 트럭인 F, 준중형 세단 포커스 등 5개 모델에서 1000만대 이상 팔았다. 도요타(코롤라, 캠리) 폭스바겐(골프, 비틀) 혼다(어코드, 시빅)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는 정도다. 1000만대가 글로벌 국민차의 기준으로 통용되고 있는 이유다.
아반떼 성공 시대의 시작은 1990년대 국민차로 인기를 끈 ‘엘란트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 10월 현대차는 수출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4년간의 연구 끝에 준중형 엘란트라를 내놨다.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1조원이 넘는 개발비를 들인 야심작으로, 엘란트라는 출시 직후부터 큰 인기를 끌면서 매년 20만대 이상 팔렸다.
하지만 초기 엘란트라의 수출 비중은 30% 이하였다. 본격적인 수출 시대의 개막을 알린 모델은 1995년 나온 2세대 모델 ‘아반떼’였다. 외환위기 이후 1998년부터 수출량이 내수 판매량을 두 배 이상 앞서가며 승승장구했다. 반면 당시 아반떼와 내수시장에서 경쟁했던 대우 르망, 기아 세피아 등은 끝내 수출길을 찾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글로벌 생산 체제를 연 모델은 3세대 아반떼XD였다. 이후 2006년 나온 4세대 아반떼HD부터 명실상부한 베스트셀링카 반열에 올랐다. 연간 40만대였던 판매량이 70만대 이상으로 급증했다. 5세대 아반떼MD부터는 수출 비중이 더 높아져 전체 누적판매량의 73%가 해외에서 팔렸다. 현대차는 아반떼에 만족하지 않고 ‘텐 밀리언셀러’에 올릴 다음 타자를 준비하고 있다. 엑센트 판매량이 900만대를 넘어섰고 쏘나타가 연내 80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