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에서 경제성장의 동력은 무수히 많았다. 원시시대는 돌로 만든 간단한 도구가 생산의 효율을 높였다. 청동·철기는 성장에 가속도를 붙인 촉매였고, 증기기관의 탄생은 인간이 손을 덜 사용하고도 생산력을 키우는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산업혁명 시대 기계들의 발명은 생산의 방식과 생산의 덩치를 획기적으로 바꿔놨고, 전기는 삶을 밝히고 산업의 지형도를 새로 그렸다.
21세기는 정보기술(IT)의 시대다. 생산·유통은 물론 일상의 곳곳에 IT가 스며있다. ‘손안의 혁명’ 스마트폰은 IT가 집적된 기기다. 자동차, TV, 조선 등 전통적 제조업은 물론 게임, 영화 등에도 IT가 접목돼 있다. IT로 인간의 상상력 역시 무한히 확장 중이다.
대한민국은 IT 강국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SW)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스마트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세계에서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하드웨어에 비해 소프트웨어의 위상은 미약하다는 지적도 많다. 하드웨어가 IT의 몸체라면 소프트웨어는 IT의 두뇌 격인 프로그램이다. IT 제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소프트웨어다.
소프트웨어의 강자가 IT업계를 주도한다. 구글을 세계적 IT 기업으로 키운 것도, 페이스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대명사로 만든 것도 바로 소프트웨어다. 세계 각국과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구촌은 총성 없는 ‘소프트웨어 전쟁’ 중이다. 소프트웨어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교육 혁신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영국은 5세 때부터 컴퓨터 언어교육을 실시하고, 이스라엘은 1994년부터 정규 교육과정에 SW 과목을 포함시켰다. 이스라엘이 창업국가로 발돋움한 것은 SW 교육의 힘이다. ‘앵그리버드’의 나라 핀란드는 기업들이 수학+과학+코딩(명령어를 사용하여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의 융합적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를 이끌 키워드 역시 ‘소프트웨어’다. 소프트웨어는 산업 간 융합으로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핵심이자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다.
정부가 초·중·고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SW 경쟁에서 밀리면 국가의 미래를 보장받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절실한 것은 기업 또한 마찬가지다.
한국경제신문 미래창조과학부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소프트웨어 교육 확대에 힘을 모으기로 한 것도 이런 취지다. 체계적인 SW 교육으로 한국에서도 스티브 잡스, 마크 주커버그(페이스북 CEO) 같은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4, 5면에서 세계 주요 국가와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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