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아닌 로스쿨 기준으로 봐야" 반론도
[ 김봉구 기자 ]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후 검사 임용이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에 편중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사법시험 체제에 비해 오히려 학벌 위주 임용이 심해졌다는 지적이다.
19일 로스쿨들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전날 신규 임용 검사들의 출신 대학(학부)과 로스쿨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등이 “검사 임용에서 이전보다 더 학벌 중심적으로 이뤄진다는 비판이 있다”며 법무부에 해당 정보 공개를 요구하자 이를 받아들여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앞서 서울변회는 2010년 이후 신규 임용된 사법시험 출신 검사의 64.4%(365명 중 235명)가 SKY 학부를 졸업한 데 비해 2012년 제1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신규 임용 검사의 SKY 학부 출신 비중은 85.7%(42명 중 36명)로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개별 로스쿨의 반응은 엇갈린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신영호 고려대 로스쿨 원장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출신 학교를 공개하면 서열이 매겨지는 부작용이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며 “협의회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非)SKY’ 로스쿨은 학벌이 아닌 실력으로 뽑는 문화가 정착되려면 투명한 자료 공개가 필요하다는 입장. 특히 지방대 로스쿨들은 이번 판결에서 각하된 변호사시험 성적 공개까지 포함해 검사 임용 시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동권 건국대 로스쿨 원장은 “우선 로스쿨들이 협의회에서도 내부 논의를 해봐야 하는 문제” 라면서도 “프레젠테이션 등 여러 내부 평가를 거쳐야 하는 검사 임용에서 SKY 출신 비중이 늘어났다면 학벌 선호 현상이 심해졌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필기시험 위주로 평가하는 ‘예비판사’ 격인 재판연구원(로클럭)은 연고대 로스쿨보다 많이 배출했으나 검사는 한 명도 임용되지 못한 비SKY 로스쿨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여전히 학부가 과도하게 강조되는 현상은 문제라는 반박도 뒤따랐다.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만큼 학부가 아닌 로스쿨의 성과를 평가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는 것.
신현윤 연세대 교학부총장(로스쿨 교수)은 “학부가 아닌 로스쿨 기준으로 문제를 인식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어느 로스쿨을 나왔느냐를 따지지, 학부를 따지진 않는다” 면서 “로스쿨 시대엔 로스쿨의 성과를 잣대로 삼아야 올바른 경쟁이 된다. 법조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소위 명문대 학부를 따지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 문화가 바뀌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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