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 아모레퍼시픽이 특약점(전속대리점) 소속 방문판매원을 일방적으로 이동시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18일 특약점 소속 방문판매원을 다른 특약점 또는 직영점으로 일방적으로 이동시킨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시정명령과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2005년 1월부터 지난해 6월30일까지 3482명의 방문판매원을 특약점주의 의사에 반해 다른 특약점(2157명) 또는 직영점(1325명)으로 이동시켰다.
아모레퍼시픽은 신규 특약점을 개설할 경우 기존 특약점에서 방문판매원을 일부 이동하는 방식(세분화)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특약점은 방문판매원을 모집해 제품 판매를 늘릴수록 매출이익이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방문판매원을 뺏긴 특약점주의 매출은 직접적으로 하락하게 된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은 세분화를 방문판매 유통경로 확대 및 기존 특약점주 관리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했다.
공정위는 "아모레퍼시픽이 장기간 성장 정체점, 영업정책 비협조 영업장을 세분화 실시 대상으로 선정했다"며 "신규 영업장 개설 시 우수 방문판매원 확보를 위해 영업사원들에게 세분화 특약점주가 세분화 대상 방문판매원을 직접 선정하지 못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위반행위가 없었다면 발생했을 추가 매출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워 정액과징금
을 부과했다고 전했다.
특약점은 '헤라', '설화수' 등 아모레퍼시픽의 고가 브랜드 화장품을 방문판매 방식으로 파는 전속대리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547개의 특약점 매출은 5235억원으로 아모레퍼시픽 전체 매출의 19.6%를 차지한다.
공정위 측은 "그동안 본사-대리점간 관행적으로 이뤄진 우월적지위 남용에 대해 경종을 울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위법행위 적발 시 적극 제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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