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를 받아들이는 자세, 이제는 바뀌어야

입력 2014-08-18 07:02
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 (62)

류재광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65세 이상 고령자가 작년에 600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10년 뒤에는 고령자가 약 1000만명에 달해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할 전망이다. 인구 5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 고령자가 되는 셈이다. 빠른 고령화와 기대수명 증가로 노후준비는 이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됐다. 하지만 노후준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고령사회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자세다. 이젠 개인적인 노후준비뿐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고령사회를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차례다.

고령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에 대해 아직 많은 사람들이 편견과 오해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서울의 한 주택가 근처에 노인 유치원이라 불리는 데이케어센터(노인 주간보호시설)를 설치하려고 했다가 일부 지역주민이 이를 요양원으로 오해하고 반대한 일이 있었다. 요양원이 들어서면 주민들의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고령사회에 대한 이해 부족이 이러한 문제를 야기시켰다고 볼 수 있다. 고령사회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우리 주변에 고령자를 위한 다양한 시설이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고령화가 진전되면 거동이 불편해진 고령자가 점점 더 많이 생겨나고 누군가는 이들을 돌봐야만 한다. 맞벌이 부부와 싱글 자녀가 갈수록 증가하는 상황에서 가족이 낮에 고령 부모를 돌볼 수 없다면 데이케어센터나 요양원 같은 시설은 필수다. 또 직장생활과 부모 수발을 병행하려는 자녀들이 늘어나면서 요양시설은 도심 속 주택가에 점점 더 많이 들어설 수밖에 없다.

초고령사회가 도래하면 고령자가 이용할 수 있는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주택가가 고령자와 자녀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부상할 것이다. 실례로 네 명 중 한 명이 고령자인 일본에서는 고령자가 거주하고 싶은 지역으로 시외가 아니라 각종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심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수도권 주변의 시외나 농촌, 온난한 동남아가 은퇴 이후의 주거지로 인기를 끌었지만 거동이 불편해질 때를 대비해 고령자들이 다시 도심으로 회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고령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병원 이용이 편리한 도심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개인의 노후준비와 함께 고령자와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령사회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하루빨리 바꿔야 할 것이다.

류재광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