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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소비 살아날까…한가위 누릴 종목 찍기
[ 강지연 기자 ] ‘추석 수혜주’로 꼽히는 유통 여행 등 내수 관련주는 올 2분기 세월호 사고 여파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소비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전망도 썩 좋지 않다. 때문에 다음달로 다가온 추석연휴가 침체돼 있던 내수 경기를 살리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추석 수혜주들이 벌써부터 동반 강세를 보이는 이유다.
여행·레저·택배株 특수
이른 추석을 앞두고 공급이 부족한 과일 등 신선식품 대신 생활용품이나 가공식품 위주의 선물세트 판매가 늘고 있는 점은 관련업체 주가에 호재다. 유통업계에서는 올 추석 생활용품 선물세트의 판매가 전년 대비 10%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동원F&B 등이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최근 곡물가 하락 등에 따른 투입원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어 CJ제일제당 동원F&B 등 식료품 관련주들의 주가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나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에 대해 “2분기를 바닥으로 3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현재 주가보다 25% 높은 65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택배주 역시 성수기 효과를 톡톡히 누릴 전망이다. 올 특별 수송 기간에는 택배 물량이 작년보다 최대 20%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추산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온라인 쇼핑 증가로 택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추석연휴 이후부터 우체국의 토요일 택배 배송이 중단된다”면서 “내년 택배운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어 CJ대한통운 등 관련주들의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CJ E&M과 CJ CGV 등도 명절 특수를 누리는 대표 종목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는 ‘명량’ ‘해적’ ‘해무’ 등 한국 영화들이 히트를 치고 있어 연휴 기간 관람객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대체휴일제 도입으로 당초 4일이었던 연휴 기간이 5일로 늘어남에 따라 항공·여행주들의 수혜도 점쳐지고 있다.
이른 추석 유통주엔 ‘득보다 실’
올 들어 줄곧 하락 추세였던 유통주는 지난달 중순부터 동반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5.3% 올랐다. 신세계는 지난달 저점(20만5500원) 대비 15% 넘게 올라 넉 달 만에 24만원 선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저점 대비 10% 이상 오른 상태다.
추석이 끼어 있는 3분기 성수기에 진입한 가운데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 유통주 주가를 끌어올리는 배경이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 회복과 함께 소비심리가 살아나면 오랜 기간 침체를 겪었던 유통주들의 실적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홍성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유통주들은 올 코스피 수익률을 크게 밑돌고 있는 상황이라 투자심리가 개선될 경우 반등폭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험적으로 이른 추석은 득보다 실이 많았다는 점도 유통주들의 추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명절 수요의 상당 부분은 과일 등 제수용 상품이 차지한다”며 “추석이 빨라질 경우 햇과일 작황에 따라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작황 부진 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 역시 유통업체들의 매출 증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수혜주도 주목
중추절(추석)은 중국에서도 최대 명절 중 하나로 꼽힌다. 황금연휴이니 만큼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아모레퍼시픽 쿠쿠전자 등 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있는 화장품 및 소형가전 업체들의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데는 이 같은 기대감이 일정 부분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홍승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중추절 연휴에 이어 9월 중순 아시안게임과 10월 국경절 황금연휴(1~9일)가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중국인 관광객 유입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라며 “중국 관련주들의 3분기 매출 증가폭이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TV 와우넷 전문가들은 추석 수혜주들 중에서도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는 종목에 먼저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이헌상 대표는 “최근 증시에서 실적에 따른 주가 등락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예정된 이벤트에 따른 수혜주라도 철저히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으로 투자 대상을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