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법에 발묶인 野혁신위…20일 출범가능할까

입력 2014-08-17 13:52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선 참패 후 비상체제로 전환, 비상기구인 '국민공감혁신위'의 닻을 올렸지만 세월호법 암초에 부딪혀 혁신위 구성작업 자체가 주춤거리고 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지난 5일 국민공감혁신위원장직을 수락한 뒤 세월호법 문제를 조기에 매듭짓고 곧바로 혁신위 인선으로 시선을 옮겨 재창당 수준의 당 재건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지난 7일의 여야 원내대표간 세월호법 합의가 당내 거센 반발로 추인이 불발된 뒤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그 여파로 혁신위 구성작업도 탄력을 받지 못하는 흐름이다.

이 때문에 당초 'D데이'로 염두에 뒀던 20일 출범 자체가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비상기구의 명칭대로 '국민공감'과 '혁신'에 방점을 두고 당내외 인사를 망라해 10명 안팎으로 국민공감혁신위를 꾸린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당내외 인사는 절반 정도씩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의 변화 의지를 보여주면서 실질적으로 '일하는 기구'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혁신'과 '재건' 두가지 키워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가급적 이번 주 안에 출범한다는 목표로 진행하고 있으나 세월호법 문제 등으로 일정은 다소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인사는 "외부 그룹의 경우 지명도와 참신성이라는 관점에서 기존에 '단골'로 참여하던 인사들은 가급적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내부 인사의 경우 계파를 초월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이달 말까지 당직 인선 및 사무처 인사 등 1차적 당 정비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외부 영입 등 인선 작업은 박 위원장이 직접 맡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4일부터 주로 외부에 머물면서 다양한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보선 참패에 더해 세월호법 내홍까지 겹쳐 당이 중대 위기에 처하면서 영입 작업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진보적 경제학자인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당내에서 '영입 0순위'로 물망에 올랐지만, 장 교수가 고사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박 위원장이 '투쟁정당 탈피'와 '생활정치'를 내세우면서 중도 인사 기용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세월호법 합의논란 과정에서 다시 한번 '입김'을 과시한 강경파를 완전히 배제할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또한 고질병인 계파정치 청산 없이는 근본적 혁신도 요원하다는 위기의식에 따라 '탈(脫)계파'를 내세우고 있으나, 지역위원장 인선과 당직·공직후보 선출 '룰' 등 계파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현안들이 국민공감혁신위의 손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순탄한 인선이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난산 끝에 국민공감혁신위가 꾸려지더라도 차기 당권 등을 겨냥한 계파간 주도권 경쟁이 본격 점화될 것으로 보여 당 재창당의 좌표설정을 둘러싼 진통도 불가피해 보인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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