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 비효율을 어떻게 할 것인가. 22조원짜리 중앙행정타운에 각 부처가 대거 이전은 했으나 정작 공무원들은 세종시에 없다. 서울 출장 때문이다. 정책 협의다, 보고다, 설명이다 해서 서울서 대면업무가 과도하다는 불만이 넘친다. 공무원들이 서울로 가는 가장 큰 이유는 단언컨대 국회 용무다. 시도 때도 없는 의원나리들의 호출이다. 장·차관이면 더 심할 것이다. 직급이 높을수록 서울체류 시간도 비례해 길다 보니 멋진 신청사는 실무자들이나 지키는 상황이다. 비단 행정의 비효율만 문제일까. 빈 사무실에서 근무기강은 서겠나.
참다 못 한 최경환 부총리가 나섰다고 한다. 오는 17일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이 세종~서울을 오가는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끝장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문제는 단연 ‘갑’인 국회의 태도다. 공무원들이 어떤 개선방안을 내놔도 국회가 받아들일 태세가 돼있지 않으면 ‘을’들의 불만토로에 그칠 공산이 크다. 최 부총리 본인도 국회에 계속 있었다면 이런 불편과 비효율에 관심이나 가졌겠나.
전화 없는 곳이 없다. 인터넷통신에도 불편이 없다. 행정기관 간에는 원거리 영상회의시스템까지 잘 마련돼 있다. 굳이 대면협의나 보고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이번 문제제기는 공무원들이 도저히 못 참을 지경이니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안 그래도 혁신도시니 뭐니 하면서 정부기관을 전국 각지로 강제로 쪼개 보내놨다. 정부와 산하기관이 편히 소통하고 협의하기가 어려운 구조다. 이런 판에 수시로 여의도로 불려가니 일이 안 된다는 불만엔 수긍도 간다. 공무원이 이 정도면 민원인 불편은 오죽하겠나. 텅 빈 세종청사에서 종일 대기하기 십상일 것이다. 세종시 공무원들의 불편만도, 국회와 행정부처 간 힘겨루기만도 아닌 문제다. 세종시의 이런 비효율을 국회가 나서 전향적으로 풀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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