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구 기자 ] “교황님에 대한 높은 대중적 관심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올바른 리더’의 모습을 누구보다도 잘 보여주기 때문이에요. 다른 입장에 있는 이들까지 끌어안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만남, 낮은 자리에서 일상적 언어로 소통하는 그분의 모습에 감명을 받는 것입니다.”
서강대 국제문화교육원장을 맡고 있는 제병영 신부는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의 방한을 누구보다도 반겼다.
그는 지난해 3월 프란치스코 교황 취임 후 교황의 삶과 말씀에 대한 번역서를 잇달아 냈다. 지난해 ‘교황 프란치스코 그는 누구인가’를, 올 초 ‘교황 프란치스코 어록 303’을 출간했다. 이어 교황 방한을 앞두고 ‘세상의 매듭을 푸는 교황 프란치스코’를 번역해 선보였다.
교황을 다룬 제 신부의 책들은 ‘그는 누구인가’란 질문에서 시작해 최근 출간된 ‘세상의 매듭을 푼다’는 답변으로 이어진다.
특히 마지막 책의 제목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매듭을 푸는 마리아’란 성화를 보고 감동한 일화에서 따왔다. 교황의 언행이 복잡하게 꼬인 세상의 매듭을 풀어내는 씨앗이 될 수 있다는 뜻을 담았다.
제 신부가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토록 천착하게 된 계기가 있다. 그는 2007년부터 6년간 캄보디아 예수회 미션 한국 관구장 대리를 지낸 뒤 안식년인 지난해 교황의 연설과 강론, 담화 등을 모조리 찾아 읽었다. 제 신부는 그러면서 “교황님과 사랑에 빠졌다”고 했다. 교황의 말씀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번역을 시작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번역 작업을 하면서 가장 의미 있게 읽은 교황님의 메시지는 ‘서로 배려하라’는 아주 간명한 것” 이라며 “종교나 이념,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고 해도 똑같이 소중한 인간이란 점을 명심하면 세상의 여러 매듭이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황님은 지위를 따지지 않고 항상 상대방과 똑같은 위치에서, 종교적?철학적 언어가 아닌 일상의 언어로 말씀하신다” 며 “낮은 자리에서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그 모습이 바로 사람들이 바라는 올바른 지도자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 서울공항에 내리면서 세월호 유가족들과도 만나 직접 위로를 전했다.
제 신부는 “전임 교황께서 아시아 지역을 찾지 못해 교황님 방문지로 아시아 국가를 많이 추천한 것으로 안다” 며 “천주교 순교자 124위 시복식, 방한 기간 열리는 아시아 가톨릭청년대회 등을 통해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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