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잇단 긍정 신호…막후에선 협상전 격화

입력 2014-08-13 07:39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판세가 미묘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양국 외교 채널에서는 FTA의 연내 타결을 긍정하는 신호가 잇따르는 반면 통상 실무진간에는 협상전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중 FTA 협상 실무진은 다음 달 제13차 협상을 앞두고 의견서를 주고받으며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협상의 최대 쟁점인 공산품·농산물 개방 문제와 서비스시장 개방 수위 등을 놓고 협상에서 논의할 대상에 관한 이견 조율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협상전이 본격화한 상태로 보면 된다"며 "실무진끼리 의제를 다듬는 단계부터 팽팽한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국 정상회담 직후에 열린 지난달 제12차 협상에서도 핵심 쟁점을 놓고 서로 양보하는 분위기를 기대했지만 중국 측은 예전보다 더 높은 수위로 우리의 농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양국 외교가에서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산적한 통상 쟁점들이 금세라도 해결될 듯한 인상을 주는 신호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참석차 미얀마를 방문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8일 현지에서 회담을 열고 FTA 협상이 연내에 타결되도록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양국 외교장관은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좋겠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이는 11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고 양국간 FTA 협상이 타결 단계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실제로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은 지난달 말 베이징에서 한국 특파원들을 만나 "중국이 11월 APEC 정상회의 때 한중 FTA 타결을 선언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뜻을 우리 정부 측에 전해 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양국 외교 및 통상 채널의 분위기가 판이한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양국 정상이 연내 타결을 약속한 만큼 외교 채널에서는 수시로 약속의 진정성을 재확인할 것이고, '연내'라는 다급한 일정표를 받아든 협상 실무선에선 조금이라도 더 국익을 챙기기 위해서 상대국을 강하게 압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국내에서 열린 제12차 공식협상에서 서비스·투자 분야의 개방 방식을 놓고 원칙적 합의에 도달한 양국 교섭 대표단은 중국에서 개최될 제13차 협상에서 상품 및 서비스 개방, 통상규범에 관한 쟁점 등을 더욱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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