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소송 한다더니 결국 합의
배당 감소·주가 악영향 우려
[ 이심기 기자 ]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 JP모간체이스 등 미국 대형 은행들이 금융위기 당시 모기지담보증권(MBS)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미국 정부와 거액의 벌금에 합의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순이익과 배당금 감소 등으로 주주들은 엄청난 손해를 보는데 정작 은행 경영진은 고액 벌금에 합의함으로써 ‘면죄부’를 받게 된다는 주장이다.
10일 블룸버그통신은 정부에 내는 벌금과 MBS 재매입을 위한 보상금 등을 실제로 내는 주체는 주주라며 정부와 경영진의 협상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블룸버그는 BoA의 경우 당초 55억달러를 벌금을 위한 유보금으로 책정했으나 합의금 규모가 훨씬 커지면서 3분기에만 40억달러 이상을 더 쌓아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주주에게 배당금 등의 형태로 돌아갈 몫이 줄어들고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BoA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70억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 벌금에 합의할 수 있었던 것은 경영진에 면죄부를 주는 일종의 ‘당근’을 정부가 협상 과정에서 은행에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로서는 막대한 벌금을 통해 수입을 챙기고, 은행은 형사처벌을 면하는 대가를 받는 반면 그 부담은 주주와 은행에 떠넘긴다는 설명이다.
BoA뿐 아니라 MB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법무부 조사를 받던 JP모간체이스와 씨티은행은 초기에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했지만 결국엔 지난달 각각 130억달러와 70억달러의 벌금에 합의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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