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유가족 설득 총력…11일 의총이 고비
與 "추가 협상 없다"…특별법 무산 우려도
[ 고재연 기자 ]
세월호특별법 합의를 놓고 재협상 요구 등 당 안팎의 거센 반발에 부딪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0일 추가 협상 의지를 내비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진상조사위원회에 특별검사 추천권을 주는 안을 관철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실무협상을 통해 특검 추천 문제를 다시 손질하겠다는 게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전략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가족들이 이야기하는 특검 추천 방식과 관련해서는 저희가 좀 더 고민하고 진지하게 노력해 보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특검 추천에 관해서는 자세히 말은 못 하지만 논의할 구석도 조금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의 주례회동에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구성하는 7명의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특검 후보자를 추천하는 데 합의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렇게 합의가 끝난 특검 추천권을 다시 가져오기 위해 새누리당에 이 문제를 재논의하자고 요구할 방침이다.
우윤근 정책위원회 의장을 내세워 특검 추천권을 사실상 야당 또는 진상조사위가 행사하는 조항을 특별법에 명시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사실상의 추가 협상인 셈”이라면서 “정책위 의장 간 실무협상이지만 큰 틀의 기조를 흔들 수 있는 세부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의원 46명은 이날 세월호특별법 재협상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이미 협상은 끝났다”며 추가 협상 불가론을 펴고 있어 양측 간 기싸움이 또 한번 펼쳐질 전망이다. 여야가 특검 추천권에 대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13일로 예정된 세월호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세월호 유가족과 소속 의원 설득에 나섰다. 유가족은 “기소권과 수사권이 있어야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가능하다”며 “(시간이 얼마나 걸려도 좋으니) 최소한 진상조사위에 특검 추천권을 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자신이 없으면 비상대책위원장을 그만두라”는 고성도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11일 의원총회에서 실무협상 결과를 포함한 이번 합의의 배경과 내용을 의원들에게 보고하고 이해를 구할 예정이어서 의총이 세월호법 사태의 큰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총에선 의원들의 완강한 재협상 요구가 터져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 청문회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가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새정치연합이 이를 문제삼아 새누리당과의 기존 합의를 파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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