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의 침묵

입력 2014-08-10 20:40
수정 2014-08-11 05:43
김인선 문화스포츠부 기자 inddo@hankyung.com


[ 김인선 기자 ]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이 발레 ‘나비부인’ 공연을 취소한 것은 예술적 관점이란 한 가지 시각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립’ 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겁니다.”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국회를 통해서야 파악한 국립발레단의 발레 공연 ‘나비부인’ 취소 이유다. 문장 그대로 해석한다면 작품성보단 국립인 발레단에 걸맞지 않은 공연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23일 한경이 단독 보도한 “발레 ‘나비부인’ 왜색 논란에 결국 공연 취소” 기사가 나간 뒤 공연계에선 그 배경을 두고 추측이 무성했다. 공신력이 있어야 할 국립 예술단체가 입장을 3주 만에 손바닥 뒤집듯 바꾸었기 때문이다.

강 단장은 지난달 1일 기자간담회에서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발레단의 ‘나비부인’은 국립발레단의 발전에 좋은 작품이기 때문에 발레단의 내년 첫 레퍼토리로 결정했다”고 공언했다. 그리곤 3주 만인 지난달 23일 “발레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하지 않겠다”며 공연을 전격 취소했다.

이를 두고 인터넷에서는 “과도한 일본 색채와 왜곡된 오리엔탈리즘 때문이다” “오페라 ‘나비부인’의 껍데기만 빌린, 예술성이 부족한 작품이다” 등의 의견이 제기됐지만 발레단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발레단은 언론 매체의 질문에도 “앞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취소하게 됐다”는 식의 모호한 말로 대응했다.

발레단의 침묵은 헛된 소문을 양산했다. 사실 관계를 잘 알지 못하는 일부 네티즌은 “일본 색이 과하다는 이유 하나로 발레단 공연이 취소됐다”고 한국의 문화 수준을 지적하며 되레 발레단을 두둔했다.

오페라 ‘나비부인’과는 줄거리만 같고 전혀 다른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발레단의 예술감독인 엔리케 가사 발가가 강 단장을 위해 만들었다. 강 단장은 지난달 4~6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쳤지만 혹평이 이어졌다. 강 단장 개인이 이 작품에 출연할 수는 있어도 국립발레단이 내년에 이 작품을 공연하는 게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서도 부정적 여론이 거셌다.

발레단의 발전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좋은 레퍼토리보단 대중과의 소통이 아닐까.

김인선 문화스포츠부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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