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테샛 입문여행] (26) 물가가 오르면 누가 유리해지고 불리해질까?

입력 2014-08-08 18:05
한진수 교수와 함께하는 주니어 테샛 입문여행



소득이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물가가 오르면 사람들의 생활이 어려워집니다. 그런데 물가는 참 고약합니다. 물가가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차별하기 때문입니다. 물가가 오를 때 상대적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이 있다는 뜻입니다. 어떤 사람이 이득을 볼까요? 반대로 어떤 사람이 피해를 보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연금생활자·직장인 등은 불리해져

물가가 계속해서 오르는 현상을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물가가 계속해서 내리는 현상을 ‘디플레이션’이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하게 발생하면 물가가 많이 올라 돈의 가치가 하락하므로 생활이 어려워집니다. 특히 정해진 월급을 받는 근로자, 연금을 받는 노인, 이자를 받아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타격을 심하게 받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심하면 은행에 예금한 돈의 가치도 떨어지므로 사람들은 저축을 꺼리게 되고 기업의 투자도 위축돼 경제 성장에 나쁜 영향을 줍니다. 인플레이션이 초래하는 문제점은 이것이 다가 아닙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어떤 집단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져서 사회구성원 사이에 빈부 격차를 확대하거나 갈등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이 점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돈을 빌려준 사람과 돈을 빌린 사람을 생각해 볼까요. 어떤 사람이 가구를 사려고 100만원을 모았는데 갑자기 친구가 돈을 빌려달라고 합니다. 가구 사는 것보다는 친구 사정이 급하므로 기꺼이 친구에게 100만원을 빌려주었습니다.

친구는 1년 후에 원금 100만원에 이자 5만원을 얹어 갚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났습니다. 친구는 약속대로 105만원을 돌려주었습니다. 돈을 빌려준 사람은 이 돈으로 가구를 사려고 가게에 갔는데 이게 웬일일까요. 1년 사이에 가구값이 올라 110만원이 되었습니다. 돈을 빌려준 사람은 이자까지 받았지만 105만원으로는 가구를 살 수 없게 된 것입니다. “1년 전에 돈을 빌려주지 않고 가구를 살 걸”이라고 후회해도 이미 지나간 일입니다.

채무자에게 이득인 인플레이션

예상과 달리 물가가 많이 오르면(인플레이션이 심하게 발생하면) 일반적으로 돈을 빌려준 사람이 손해를 보게 됩니다. 반면에 돈을 빌린 사람은 이득입니다. 갚아야 할 빚의 부담이 인플레이션 때문에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돈을 빌려준 사람을 채권자, 돈을 빌린 사람을 채무자라고 합니다.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 돈을 빌려준 채권자는 손해를 보고 돈을 빌린 채무자는 이득을 봅니다. 이런 현상을 채권자로부터 채무자에게로 부 또는 소득이 재분배된다고 말합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때 부동산이나 귀금속 등의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동산이나 귀금속을 보유한 사람들이 이득을 봅니다. 반면 연금이나 이자로 생활하는 사람들은 손해를 봅니다. 또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우리나라 상품의 품질은 그대로인데 가격이 상승하므로 외국에서 인기가 줄어들어 수출이 감소하고 수출 기업이 타격을 받습니다.

물가를 오르게 하는 요인들

물가가 오르면 사람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고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초래하기도 하는 등 문제가 많이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물가가 오르지 않으면 좋으련만 도대체 물가는 왜 오를까요?

어느 상품의 공급량에 비해 수요량이 많으면 가격이 오른다고 배운 바 있습니다. 마찬가지 원리를 물가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한 국가 경제 전체의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물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기업이 생산한 재화나 서비스에 비해 통화량이 더 많이 증가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왜 그럴까요? 통화량은 시중에 유통되는 돈의 양 입니다. 돈은 재화나 서비스를 사는 데 쓰입니다. 만약 시중에 통화량이 많아지면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지므로 재화나 서비스 소비를 늘리게 됩니다. 그 결과 상품 가격이 올라가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수입 상품이나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에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수입하는 원유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기업들이 상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생산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고 물가가 상승하게 되는 것입니다. 근로자들이 받는 임금이 과도하게 많아지는 경우에도 기업에 생산비 증가 부담으로 작용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한진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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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오른쪽 표에서 은행 예금자들에게 가장 이익이 됐던 시기(A)와 월급 생활자에게 가장 불리했던 시기(B)는?

(1) A: 2009년 B: 2012년
(2) A: 2011년 B: 2009년
(3) A: 2011년 B: 2012년
(4) A: 2013년 B: 2010년
(5) A: 2013년 B: 2012년

해설 물가상승률은 이자율 계산에서 특히 중요하다. 이자율이 서로 다른 시점의 화폐 금액을 비교하기 때문이다. 명목이자율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이자율로 물가 상승을 고려하지 않는다.

반면 실질이자율은 물가 상승 조정을 위해 명목이자율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것이다. 예금 급여 등은 명목이자율에 따라 증가하지만 실질이자율은 그 구매력의 변화를 나타낸다.

따라서 예금자가 저축예금으로 얼마를 벌 수 있는지 파악하려면 이자율과 물가변동률을 모두 알아야 한다. 지문에서 실질이자율은 2011년에 연 5%로 가장 높고, 실질임금 상승률은 2012년에 0%로 가장 낮다. 정답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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