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 하락

입력 2014-08-08 06:33
수정 2014-08-08 06:38
[ 이지현 기자 ] 미국 증시가 7일 (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가 투자심리를 재차 위축시켰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75.07포인트(0.46%) 하락한 1만6368.27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0.67포인트(0.56%) 떨어진 1909.57을, 나스닥종합지수는 20.08포인트(0.46%) 하락한 4334.97을 각각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대립이 경제 전쟁 국면으로 치닫고, 이라크 상황이 다시 불안해지면서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미국과 유럽연합(EU)산 농산물과 식품수입을 전면 중단하며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서방의 경제 제재에 보복 조치를 취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금수 조치를 발표한 뒤 러시아 영공통과 금지 등 항공 분야 제재가 뒤따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럽 증시도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로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존 맨리 웰스파고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긍정적인 경제지표에 적응하던 시장이 우크라이나 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번지며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종종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될 때 긍정적인 지표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8만9000건으로 전주보다 1만4000건 줄어든 것으로 발표됐다. 고용 시장의 호전을 뒷받침하는 지표였지만 국제 정세의 악화로 힘을 받지 못했다.

지정학적인 우려에 안전자산인 미 국채 선호 현상이 이어졌다.

미 국채 금리는 1년 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전날보다 0.06%(6bp) 떨어진 2.415%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해 6월 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종목별로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가 월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4% 넘게 올랐다.

소셜 게임업체인 징가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4% 가까이 상승했다. 종합미디어그룹인 21세기 폭스는 지난 분기 실적 호조에 4.6% 상승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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