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원희룡 제주지사, 제주 전력 소비량 100% 신재생에너지로 대체

입력 2014-08-04 21:21
수정 2014-08-05 04:55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 원희룡 제주지사

도민 소득으로 이어지게
관광산업 질적성장 유도

삼다수 등 물산업에 심혈
강정마을 해법 찾을 것


[ 최성국 기자 ]
‘골수 운동권’에 ‘전국 대표 수재’라는 원희룡 제주지사의 도정 화두는 ‘대통합’과 ‘협치(協治)’다. 제주 미래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려면 과거의 갈등과 분열을 반드시 봉합, 치유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도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대권 역량을 인정받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그는 “세계의 중심이 되는 제주를 구현하기 위해 국회와 중앙정부, 기업, 세계 곳곳을 뛰겠다”며 “제주발 희망과 변혁으로 대한민국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산업 재편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강조했는데.

“취임 후 현장에서 만난 도민들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목소리를 냈다. 그동안 제주 경제는 1·3차산업에 편중돼 부가가치 창출 기반이 취약했다. 또 소득의 역외유출로 성장의 과실이 지역에 골고루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1차·관광산업의 성장동력 확보, 제주형 미래신성장동력 산업 육성, 제주 상품 수출 등 신수요 창출과 지역경제의 자생력 강화가 필요하다. 제주의 청정자연과 독특한 문화 등 기존 자원의 가치도 더 높여야 한다. 관광수익이나 개발이익이 도민에게 골고루 흘러들 수 있도록 경제체제도 재설계하겠다.”

▷제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야가 관광산업이다.

“관광은 제주의 중추 산업이다. 관광객 1000만명을 넘긴 지난해 10.2% 성장하며 지역경제 기여도를 높였다. 이제는 질적 성장이 필요한 때다. 실질적 도민소득으로 이어지는 관광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의 장기체류형 관광휴양지를 목표로 휴양·치유형 관광, 축제·국제회의·레저스포츠 등 테마가 있는 관광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관광산업의 과학화를 위해 관광 연구개발(R&D) 분야도 강화하겠다.”

▷첨단 창조산업 활성화 방안은.

“풍력·지열·태양열 발전 등 미래 에너지산업 육성에 집중하겠다. 특히 전기차 육성을 위해 2030년까지 약 37만대의 도내 자동차 전부를 전기자동차로 대체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 스마트그리드 등을 망라한 ‘카본프리아일랜드 제주 2030’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제주 전력소비량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프로젝트다.”

▷물 산업 육성도 강조했다.

“물 산업 육성방안은 △제주삼다수를 글로벌 1등 브랜드로 육성 △용암해수산업 활성화 △제주 지하수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R&D 역량 강화 등 크게 세 가지로 잡고 있다. 특히 용암해수산업은 850억원이 투자되는 정부 프로젝트를 통해 35만㎡ 규모의 사업단지를 조성해 식품과 화장품, 관광체험 등 다양한 상품과 연계된 융합산업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지역 내 갈등 해결도 현안으로 떠올랐다.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과 관련된 강정마을의 아픔을 내버려둔 채 제주의 미래나 도민 통합을 말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각에서 문제를 풀어나가겠다. 입지 선정 과정 등의 진상조사, 사법상의 화합 조치, 강정마을 공동체 복원을 위한 각종 사업 지원책을 마련해 풀어나갈 생각이다. 이는 강정마을회가 중심이 돼 진상조사 등에 나서고 도가 뒷받침하는 방식이다.”

▷해외자본 투자유치 전략을 다시 세우기로 했다.

“해외자본 투자유치가 제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고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는 선순환을 이루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현재 사업 중 일부는 이런 조건이 충족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된다. 제주 경제주체들이 소외되는 투자유치 모델은 개선하겠다. 법적·제도적으로 개선할 점은 고치고 인허가 단계에서부터 명확한 투자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 원희룡 제주지사는

원희룡 제주지사(51)는 1982년 대입 학력고사 수석을 차지하며 서울대 법대를 수석 입학했다. 대학 재학 중에는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했다. 1993년 사법시험(34회)에 수석 합격해 4년간 검사로 일했다. 대학 운동권 선배인 김부겸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해 서울 양천구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한나라당에서 당권과 대권,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신 뒤 2년여의 공백을 깨고 제주지사에 당선돼 고향에서 제2의 정치인생을 열고 있다.

약력 △제주 서귀포시 출생 △서울대 법대 졸업 △한나라당 국회의원(16~18대) △한나라당 최고위원 △37대 제주지사

제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