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대책마련 고심
[ 강영연 기자 ]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한 에볼라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요국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에볼라가 제어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사망자가 826명을 넘어섰다”며 “지난달 28~30일에만 58명이 목숨을 잃는 등 사망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 3개국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일 회의를 열고 에볼라 진원지를 폐쇄, 격리하기로 결정했다. 생필품 등 필요한 물자는 경찰, 군인 등이 전달하기로 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 중 70% 이상이 이 지역에서 나타났다고 FT는 전했다.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시에라리온에서는 집 안에 숨겨둔 환자를 찾기 위해 가택 수색을 진행했다. 라이베리아 정부는 휴교령을 내리고, 시장을 폐쇄했다.
미국 보건부 소속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3개국에 대한 3등급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2003년 사스(SARS) 유행 때 내린 조치와 같은 최고 수위의 여행경보다.
항공사들은 서아프리카를 오가는 항공기의 운항을 중단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에미레이트항공은 기니 항공편을 무기한 중단했고, 나이지리아의 아리크에어와 토고의 ASKY항공도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항공편을 모두 취소했다.
치료법을 찾기 위한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서아프리카 봉사활동 중 에볼라에 감염돼 미국으로 이송된 켄트 브랜틀리 의사는 병을 이겨낸 생존자의 혈장을 주입받았다. 에볼라 생존자에게 항체가 있을 것이란 기대에 따른 것이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다음달 실험 단계의 백신으로 임상시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