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회장 없으니 李순신으로'…'명량' 흥행에 CJ그룹주 '훨훨'

입력 2014-08-04 14:08
수정 2014-08-05 00:07
[ 노정동 기자 ] 총수 부재로 경영 차질이 불가피해 보이던 CJ그룹의 주가가 실적 안정세와 하반기 기대감에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CJ그룹이 이재현 회장의 공백 탓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잇따라 주요 투자계획이 중단됐다며 우려를 나타냈지만 이를 무색케하는 모습이다.

4일 오후 1시13분 현재 CJ E&M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 이상 급등 중이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에 이어 이틀째 상승세다.

CJ E&M은 특히 이 회장이 자리를 비운 지난해 말부터 주가가 지속적으로 올랐다. 현재 주가는 연초 대비 40% 가량 뛴 상태다.

CJ그룹 계열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는 CJ CGV도 이날 5% 가까이 급등 중이다.

이들 회사가 투자와 배급을 맡고 있는 영화 '명량'이 최근 역대 최단 기간내 최다 관객 기록을 새로 써나가고 있는 데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인 것이 최근 주가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CJ그룹이 구축한 영화 부문 계열화의 위력이 입증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한승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명량의 최대 수혜주는 배급수수료와 투자수익을 동시에 향유할 수 있는 CJ E&M"이라며 "하지만 이번 전체 박스오피스를 견인한다는 점에서 명량의 흥행은 CJ CGV의 주가 상승에도 긍정적인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J그룹의 식품과 유통계열사인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은 올 상반기 탄탄한 실적 안정세를 바탕으로 주가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늘어난 1233억 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상반기 세월호 여파 등 장기간 이어진 소비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식품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이뤄지면서 호실적을 이끌어냈다"며 "원화 강세와 원가 안정 등 매크로 환경도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도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84% 이상 급증했다는 소식에 최근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연초 9만 원대이던 주가가 최근 14만 원대까지 치고올라왔다.

그동안 부진했던 사업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평가되면서 이들 계열사의 하반기 전망도 밝다는 분석이 많다.

조현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도 식품 사업부의 호실적이 예상되는데다 곡물 가격은 하락을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자 물가는 견조해 마진갭 확대가 가능하다"며 "오는 3분기 식품 사업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9%, 8.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선경 대신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해외바이오 회복까지 가세하며 3분기 영업이익은 63%, 4분기는 49%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내외 높은 사업지위와 레버리지가 높은 사업부의 이익 회복 국면으로 음식료 업체 중 가장 높은 실적 모멘텀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CJ그룹은 지난 2월 이 회장이 법원으로부터 탈세·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4년 실형을 선고받자 총수 부재에 따른 '긴축 경영'을 선포하고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최근 계열사 호실적은 올 초부터 비용과 지출을 줄여 현금흐름을 최대화한 데 따른 '보수경영'의 결과물"이라며 "총수 부재로 여전히 성장과 실적 전망이 어둡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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