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다운 기자 ] # 서울에 사는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미국 셰일가스 투자가 장기적으로 유망할 것이라는 기사를 보고 관련 펀드에 투자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은행 직원에 물어봐도 자세한 상담을 듣기 힘들었고 가입처도 찾기 어려웠다. A씨는 온라인에서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펀드 슈퍼마켓'에서 직접 펀드를 검색해 투자했다.
4일 펀드온라인코리아의 펀드슈퍼마켓이 오픈 100일째를 맞았다. 그 동안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 장기 성과가 좋은 '모범생' 펀드들이나 시중에서 쉽게 가입하기 어려운 '틈새' 펀드들이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24일 펀드슈퍼마켓 개설 이후 가장 많이 팔린 펀드는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 펀드로 60억원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영배당(56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48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32억원)' '피델리티유럽하이일드(32억원)' '한화에너지인프라MLP(30억원)' 'AB글로벌고수익(21억)' 등이 뒤를 이었다.
판매 상위권은 모두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나 신영배당,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 등 국내 대표적인 가치주 펀드들이 차지했다.
특히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 펀드는 연초 이후나 3년, 5년 수익률에서 모두 상위 5% 안에 들 정도로 좋은 성과를 기록한 펀드다.
하지만 그 동안 판매처가 다양하지 못해 신영운용이나 한국밸류투신운용의 가치주 펀드들에 비해서는 다소 판매가 부진했었다.
최은주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부장은 "그 동안 늘어난 수탁고가 670억원인데 그 중 10%가 펀드슈퍼마켓을 통해 유입됐다"며 "대형은행을 판매처로 많이 확보하지 못하다보니 펀드슈퍼마켓을 통해 가입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밖에 유럽하이일드 펀드나 에너지MLP펀드, 글로벌채권 펀드 등 오프라인 판매처에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틈새 펀드들도 인기를 얻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김지중 한화자산운용 파트장은 "펀드슈퍼마켓은 펀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투자자들이 주로 가입하다보니 판매사에서 권하는 펀드보다는 본인이 투자매력을 판단하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영 펀드온라인코리아 차장은 "펀드슈퍼마켓에서는 특정 펀드를 추천하지 않는데, 판매 상위권 펀드들을 보면 그 동안의 판매량이나 인지도와 상관없이 투자자들이 직접 펀드를 골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펀드슈퍼마켓은 7월말까지 총 1만7574계좌가 개설됐으며 펀드 투자액은 715억42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늘어난 공모펀드의 설정액 1조2265억원의 5.8% 비중이다.
연령별로 보면 계좌수 기준으로 30대가 34%로 가장 많으며 40대(27%), 50대 이상(19%), 20대(17%) 순이었다.
반면 펀드 투자액을 기준으로는 50대 이상이 44%를 차지했으며 40대(28%), 30대(16%) 순으로 나타났다. 계좌수는 30대가 많았지만 실제 펀드 투자액은 연령대가 높은 순으로 많았다.
4월 오픈 당시 898개 펀드로 시작한 펀드슈퍼마켓은 7월말 현재 총 1033개로 펀드수가 늘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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