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 (60)
신혜형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최근 한국의 갑상샘암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갑상샘암 발생률 증가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진단기술의 발달로 인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서구식 식생활과 신체활동 부족 등의 생활습관 때문이라고 보는 학자들도 있다.
일반적으로 갑상샘암은 나이가 들수록,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 생기기 쉽다. 또 방사선에 노출되면 발생 위험이 더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암이나 대장암 등의 일부 암은 이미 수많은 연구를 통해 식생활 등의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갑상샘암은 환경이나 유전적 원인 외에 생활습관 또는 식생활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최근 들어서야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암연구재단(WCRF)에 따르면 갑상샘암도 다른 주요 암과 마찬가지로 채소와 생선을 많이 섭취하면 발생 위험이 줄어드는 반면 비만은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WCRF에서 영양섭취, 신체활동과 암 발병의 연관성을 조사한 전 세계 연구결과를 종합해 출간한 보고서 내용의 일부다.
갑상샘암 발생률이 유난히 높은 우리 국민들을 대상으로 생활습관과 갑상샘암의 역학관계를 살펴본 연구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국립암센터와 서울대 연구진이 암 검진을 받은 8000여명을 4년 동안 추적조사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붉은색 육류와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거나 비만인 경우 갑상샘암 발생 위험도가 56%까지 증가했다.
의학기술이 발달하면서 과거에 비해 더 정확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치료 후의 예후가 많이 개선됐고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하지만 가장 좋은 치료는 역시 ‘예방’이다. 어떤 질병이든 미리 조심하고 관리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
짠 음식과 붉은색 육류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고, 건강 체중을 꾸준히 유지하는 일은 갑상샘암뿐만 아니라 모든 암을 예방하는 기본 생활수칙이다.
최근 ‘갑상샘암은 증상이 없는 이상 검진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는 국립암센터 발표가 있었다.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검진을 받기에 앞서 생활습관부터 바꾸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균형 잡힌 식생활, 금연, 절주, 적절한 운동은 갑상샘암을 포함한 모든 암과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꼭 지켜야 할 생활습관이다.
신혜형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