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침팬지 길들이기
토니 크랩 지음 / 정명진 옮김 / 토트 / 464쪽 / 1만8000원
[ 이승우 기자 ]
현대인들은 항상 바쁘다. 아침 일찍 알람 소리에 잠을 깰 때부터 피곤한 몸을 다시 침대에 누일 때까지 쉴 새 없이 무언가를 한다. 가족을 위해 일하지만 일 때문에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는 모순적 상황이 벌어진다. 항상 바쁘고 언제나 신경을 곤두세운 채 한꺼번에 여러 일을 동시에 하다 보니 삶에도 과부하가 걸린다.
《내 안의 침팬지 길들이기》의 저자는 이런 삶의 분주함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바쁜 진짜 이유는 정말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통제력 상실, 선택 부족, 일과 삶의 경계선 부재, 초점 분산, 의미 결여, 자신감 부족, 추진력 결핍 등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분주함은 인간관계와 행복, 경력 등 개인을 파괴할 뿐 아니라 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다. “바쁜 것은 나쁜 것이다. 너무 바쁘다면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핵심 주장이다.
책에서 말하는 ‘침팬지’는 인간의 뇌 가운데 ‘변연뇌(limbic)’를 가리킨다. 앞뇌는 ‘인간’, 정수리뇌는 ‘컴퓨터’로 부른다. ‘침팬지’는 쉽게 결론을 내리고 비이성적이며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고 분주함을 부추기는 것도 ‘침팬지’인 만큼 이것을 길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날뛰는 ‘침팬지’를 길들이고 자신의 본래 모습을 온전히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은 앞에 놓인 일과 주위 사람들에게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다. ‘분주함’의 반대는 편히 쉬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주의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저자는 내 삶의 통제권을 장악하는 가장 좋은 수단은 ‘강철 같은 의지’가 아니라 ‘훌륭한 습관’이라고 말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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