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삼성 스마트폰 전성기 '끝'…이익 하락 속도 관건"

입력 2014-07-31 10:06
[ 권민경 기자 ]

삼성전자가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하던 스마트폰 부진으로 31일 '어닝 쇼크'에 가까운 2분기 성적표를 내놓았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이 2년 만에 4조 원대로 추락하면서 전체 영업이익도 8조 원 아래로 고꾸라졌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중저가 위주로 환경이 바뀌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성기도 저물었다고 보고 있다. 과거와 같이 6조 원대 이상 이익을 내며 삼성전자를 먹여살리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 IM 영업익 2년 만에 4조 원대로 '뒷걸음질'

이날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52조3253억 원, 영업이익 7조1873억 원으로 확정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89% 줄었고 영업이익은 24.5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6조2507억 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9% 줄었다.

실적에 가장 큰 타격을 준 건 IM부문. 지난해 1분기 처음으로 6조 원 대 영업이익을 올린 이후 변함없이 실적 효자 노릇을 하던 IM은 올해 2분기 4조4200억 원 영업이익에 머물렀다.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S5 판매량이 기대를 밑돈데다 중저가 스마트폰 재고조정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교체와 재고 조정으로 인해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고 이익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IM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0% 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 부분 부진은 전 사업부로 옮겨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메모리 부품과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는 반도체, DP 부문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보다 적은 1조8600억 원, 2200억 원에 머문 것도 이 때문이다.

◆ 3분기 IM 회복도 '불투명'…아이폰6 변수

증권가에서는 2분기 이후 삼성전자 실적 개선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고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중저가 업체들의 공략이 치열해지면서 IM 이익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성기는 끝났다고 보면 된다"며 "과거와 같이 IM에서 6조 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긴 힘들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업체들 간 경쟁이 더 이상 제품 하드웨어가 아닌 가격으로 돌입한 이상 이익이 나빠지는 속도를 어떻게 줄이느냐가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IM은 여전히 암울한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하반기 허리띠를 졸라매는 방식으로 손익을 개선시키려 할테지만 고가 스마트폰은 애플에, 중저가는 중국에 치이고 있는 상황에서 뚜렷한 차별화 전략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IM 실적이 3분기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이익이 개선되기는 하겠지만 그 폭은 크지 않아 5조 원대 영업이익에 턱걸이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분기 나올 예정인 애플 아이폰6 대기 수요가 워낙 커 이 제품 판매 추이가 삼성전자 실적에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3분기 전체 영업이익을 7조6000억 원~7조80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경닷컴 권민경/이지현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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