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하루 9900원~1만1000원이면 데이터 무제한
항공·여행사와 제휴해 로밍요금 할인 혜택도
[ 김보영 기자 ]
여름 휴가로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휴가지에서 모바일 데이터를 얼마나 사용할지 미리 계획을 세우는 편이 좋다. 현지에서 무작정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하고,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다가 ‘요금 폭탄’을 맞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미리 이용 패턴에 따라 로밍 서비스를 골라 두면 할인 혜택까지 알뜰하게 챙길 수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휴가철을 맞아 로밍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항공사, 여행사 등과 함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로밍 요금제도 있다.
○해외 데이터 사용시 요금폭탄 주의
해외에서 스마트폰을 쓰려면 미국의 AT&T, 버라이존 등 현지에 깔린 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해야 한다. 국내 통신서비스 이용자가 현지에서도 통신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 로밍(아웃바운드 로밍)이다. 현지 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국내보다 요금이 비싸다. 음성통화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분당 수백원에서 수천원에 이른다.
음성통화 로밍 요금이 비싸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지만 문제는 데이터다. 데이터를 깜박하고 켜 놨다가 수십만원의 요금 폭탄을 내게 되는 일이 잦다. 음성통화와 달리 인터넷, 앱 등은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서비스여서 요금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 이용자가 많다. 데이터 로밍 요금은 실제로 국내보다 약 350~450배나 비싸다. 한글 220자에 해당하는 ‘1패킷’당 내야 하는 데이터 요금은 3.5~4.55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데이터를 기본 제공량보다 초과 사용할 때 통상 패킷당 0.01원이 추가 부과된다. 200KB 사진을 보면 약 1800원, 4MB 노래 한 곡을 내려받으면 약 3만6000원을 내야 하는 것이다.
데이터 요금을 걱정하지 않고 무제한으로 이용하고 싶다면 통신 3사에서 제공하는 ‘무제한 데이터 로밍’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SK텔레콤은 하루 9900원, KT와 LG유플러스는 1만1000원(부가세 포함)인 이 요금제는 120곳이 넘는 주요 국가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이용자를 대상으로 정해진 양만큼 쓸 수 있는 상한 로밍 요금제도 있다. 1만원 3만원 5만원 등 정액권 상품을 구매해 정해진 양의 데이터만 사용하는 것이다. 통신 3사 모두 용량을 초과해 데이터를 쓰면 자동으로 서비스가 차단된다.
○데이터 패턴 확인해 로밍 요금제 가입
지역별·이용자별로 특화된 로밍 요금제도 있다. SK텔레콤은 만 18세 이하, 만 65세 이상 가입자를 대상으로 ‘T로밍 팅/실버 무한톡’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연령대 이용자들이 하루 5500원의 요금으로 3G 데이터 로밍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실속 요금제다. KT는 하루 1만1000원에 미국과 일본 주요 도시에서 무제한으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로밍 에그’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최대 5개 기기까지 동시 접속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 로밍 요금이 2만원에 달하면 추가 요금이 발생하지 않고 무제한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안심데이터 로밍’ 요금제를 내놨다.
여행사나 항공사 등과 함께 로밍 이용 시 혜택을 제공하는 ‘결합 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 대한항공 진에어와 손잡고 ‘대한항공 엑설런트 T로밍’과 ‘진에어 딜라이트 T로밍’ 요금제를 내놓았다. LG유플러스는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아시아나 무제한 데이터 로밍’ 요금제를 선보였다. 통신과 항공 서비스를 결합해 로밍 요금 할인, 마일리지 적립 등의 혜택을 주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유명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와 제휴, 이 여행사를 통해 해외 호텔을 예약하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데이터 무제한 로밍 이용권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지역으로 향하거나 수주에 걸친 긴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로밍보다 현지에서 선불 유심(가입자식별모듈·USIM)칩을 구입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이 선불 유심칩을 이용하면 현지인과 마찬가지로 로밍이 아닌 현지 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셈이 돼 저렴하게 통화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데이터를 아예 쓰지 않는다면 로밍을 차단하고 해외로 떠나야 요금 폭탄을 피할 수 있다. 인터넷 검색이나 메신저를 이용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앱이 업데이트되는 등 이용자 모르게 데이터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