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大이동] 주택대출 9조 '은행으로 갈아타기' 시작되나

입력 2014-07-30 20:57
수정 2014-07-31 03:44
8월1일부터 'LTV 70%'로 단일화

2금융서 더 빌린 돈 9조…이동 가능 대출도 27조원
금융당국 "가계빚 質 개선"…2금융 "영업기반 흔들려"


[ 장창민 기자 ]
내달 1일부터 담보인정비율(LTV)이 70%로 단일화됨에 따라 약 9조원의 제2금융권 대출이 은행권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비싼 이자를 내고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았던 이들이 은행권 대출로 갈아타면 가계부채의 ‘질’도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 회사들 사이에선 대출 자산이 축소되고 영업기반마저 흔들리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리 낮은 은행으로 갈아탈 듯”

30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LTV가 70%로 단일화되면 농·수·신협 단위조합 등 상호금융회사(새마을금고 제외)와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 등 제2금융권의 기존 담보 및 신용대출 9조원가량(5월 말 기준)이 은행권 대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등 신용정보회사 및 금융 유관기관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은행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을 LTV 한도(50%)까지 받고도 돈이 모자라 제2금융권에서 추가로 자금을 빌린 이들의 대출 금액이 총 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며 “이 중 상당수가 은행권 대출로 전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제2금융권 대출 금리가 은행권보다 1~5%포인트 높기 때문에 은행에서 돈을 빌릴 여력이 더 생긴 만큼 대출을 갈아탈 것이란 예상이다. 지금까지 LTV는 지역과 금융권에 따라 50~85%로 정해져 있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중 27조3000억원가량을 ‘잠재적 은행권 이동 가능 대출’로 분류했다.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중 LTV가 50~70% 사이에 있는 대출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LTV 기준이 70%로 완화된 은행권으로 흘러들어 갈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상호금융 등 고객 이탈 ‘촉각’

다만 금융 당국의 예상대로 제2금융권 대출이 은행권으로 대거 이동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수·신협 단위조합 등에서 받은 대출의 경우 농촌 지역이 많기 때문에 시중은행에 대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며 “따라서 이자를 줄이기 위해 중도상환수수료를 내면서 시중은행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예상보다 적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여러 변수가 있지만 LTV 70% 단일화로 인해 가계부채의 질이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호금융의 경우 지금까지 LTV를 최대 85%까지 적용해 대출이 이뤄졌기 때문에 부실 위험이 컸다”며 “권역별로 LTV를 70%로 일원화하게 되면 가계부채 질은 한층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금융사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회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대규모 고객 이탈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한 상호금융회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이자를 아끼기 위해 은행 대출로 갈아타겠다고 하면 이를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단순한 고객 이탈이 문제가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영업기반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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