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주재원으로 5년여 동안 근무했던 나가이 씨(가명)는 일본으로 돌아간 뒤에도 1년에 한 두 번씩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 근무 당시 자주 찾던 스타벅스의 바리스타를 찾아서다. 낯선 타지 생활에서 맺은 인간적인 관계가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올해로 한국 진출 15주년을 맞은 스타벅스 코리아. 1999년 서울 이대점에 첫 매장을 열었다. 당시 하루 평균 방문객 700명, 개점 첫 해 매출은 6억 원 수준이었다.
15년이 지난 현재 매장 수는 전국 680개로 늘어났다. 하루 평균 32만 명이 스타벅스 커피를 마실 정도로 성장했다. 시장점유율은 21%, 연 매출은 4822억 원(지난해 말 기준)으로 뛰었다. 매장 직원 수도 15년 전 40명에서 현재 6500명으로 160배 증가했다.
이석구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는 지난 28일 1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도 커피 시장(스페셜티)은 10%대 성장이 가능할 것" 이라며 "스타벅스 역시 시장의 성장속도와 유사한 두 자릿 수 성장세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브랜드의 최대 강점 중 하나를 '차별화된 경험'이라고 꼽았다. 바리스타와 고객 사이의 유대감이 스타벅스를 다시 찾게 만드는 기본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스타벅스의 바리스타들이 가장 먼저 교육받는 부분 중 하나가 소비자와의 '눈맞춤'이다. 소비자는 자신의 취향을 기억하고 커피를 건네주는 바리스타에게 좋은 인상을 받고 이는 스타벅스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로 이어진다는 것.
스타벅스의 한 바리스트는 "단골 고객의 경우 매장을 방문하는 시간대와 주문 음료가 동일해 바리스타들과 자연스럽게 친분도 쌓인다" 며 "간혹 평소와 다른 시간대 방문하시거나 다른 음료를 주문할 경우 바리스타가 안부를 묻고 대화를 이어간다"고 설명했다.
한 때는 '밥보다 비싼 음료' '된장녀(?)들의 사치품' 등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스타벅스는 철저한 현지화 작업으로 한국 커피 시장 깊숙히 자리잡는데 성공했다.
매장 인테리어나 판매 상품까지 한국적 특성을 반영, 저항감을 줄이는 전략이 주효했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일상적인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을 고려했다. 다인용 원목 테이블이나 모바일 기기 이용을 위한 콘센트 설치,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 등을 통해 집이나 사무실과는 다른 '제3의 공간'을 제공하자 '밥보다 비싼 커피'를 마시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영어가 아닌 한글 간판도 만들었다. 2001년 문을 연 인사점은 스타벅스가 영어가 아닌 해당 국가의 자국어로 간판을 설치한 최초의 사례다. 무궁화, 봉산탈춤을 모티브로 한 텀블러이나 머그컵 등 한국법인 내 자체 디자인팀이 제작한 상품들도 출시했다.
글로벌 스타벅스의 기본적인 부분들을 지키면서 한국적인 요소들을 최대한 많이 반영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전통적인 부분뿐 아니라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도 반영했다.
지난 5월에는 전세계 스타벅스 최초로 모바일 앱을 통해 '나만의 음료'를 저장하고 주문할 수 있는 '사이렌 오더'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국내 8군데 운영 중인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매장은 전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최첨단 화상 주문 시스템을 사용했다.
판매하는 메뉴 역시 소비자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제품과 지역 특성을 살린 '지역(로컬) 음료'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만 음료·푸드 신제품 80여종 이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향후 사업 전략과 관련, "일반 매장과 다른 고급 커피 매장 '리저브'는 현재 7개에서 다음해 60여개까지 확대하고, 올 4분기께 '세컨드빈'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매장의 '다크 로스팅' 커피와 다른 '싱글오리진', '미디엄 로스팅' 등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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